양나라 진경지 패퇴, 이주영 암살한 북위 효장제 [76화]

이주영은 황하를 사이에 두고 진경지와 대치했다. 3일 동안 열한 번 싸워 모두 패하자 빠르게 도강하여 역습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이것이 성공하여 원호의 아들 원관수를 포로로 잡았다. 이에 원호 휘하의 안풍왕 원연명 휘하의 군사들이 사방으로 도주해 군세가 약해지고 곧 낙양이 함락됐다. 이에 원호에게 투항했던 수많은 성이 다시 북위로 귀항했으니 양나라 병사들은 퇴각을 시작했다.



원래 병력도 적었고 이주영의 추격군이 빠르게 들이닥치자 진경지 조차도 승려 복장을 하며 간신히 양나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원호는 임영까지 도주했으나 임영현의 병사에게 죽임을 당하고 수급은 낙양의 이주영에게 보내진다.

원호의 난을 평정하자 효장제 원자유는 이주영을 위로한다. 이주영은 원호에 호응했던 만사추노 등을 제압해 하주, 위주, 과주, 양주, 선주 등을 다시 귀부시킨다. 효장제는 나름 현명한 군주여서 밤새도록 근면한 자세로 모든 사안을 꼼꼼히 살폈으며 이부상서 이신준은 관원 선발 과정을 깨끗이 관리했다.


그러나 이런 것들이 언짢았던 이주영은 사촌 동생 이주세륭을 낙양으로 보내 관원 선발 권한을 틀어쥐었고 황후인 이주영의 딸도 부친의 위세를 믿고 멋대로 굴었다.

"천자는 우리 집안이 세운 사람인데 지금 나에게 감히 이처럼 구는 것인가? 나의 부친은 본래 황제가 되려고 했다. 돌아가는 모양이 곧 그리될 것이다."

성양왕 원휘, 시중 이욱, 시중 양간, 상서우복야 원라, 중서시랑 형자재, 무위장군 해의 등은 이주영 제거 밀모를 꾸몄다.


조환이 되길 거부했던 북위 효장제 원자유조환이 되길 거부했던 북위 효장제 원자유


영안 3년(530) 8월, 이주영이 정예 기병을 이끌고 낙양으로 향한다. 당시 조야의 인사들은 효장제가 이주영을 죽이려 한다고 떠들었지만, 이주영은 되려 관련 문서들을 효장제에게 보내며 자신감이 충만함을 보여줬다. 실제로 이주영은 효장제를 배알할 때 아무런 무기도 들지 않거나 수십 명의 종자만 데리고 거동했었다.


이해 9월 천문에 이상한 징조가 나타났으나 곽나찰, 이현화, 저광 등은 상서로운 조짐이라 해석했다. 효장제는 이주영을 제거할 뜻을 확고히 했다.

"짐이 지금 처해 있는 정황은 이래도 죽고 저래도 죽게 되어 있다. 짐은 고귀향공(사마소를 죽이려다 패사) 처럼 싸우다 죽을지언정 원제(조환은 사마염에게 보위를 선양)처럼 구차하게 살지는 않을 것이다."

효장제가 기회를 엿보았으나 시기가 적절치 않던 상황에 성양왕 원휘가 건의했다.

"속히 사람을 이주영에게 보내 황후가 아들을 낳았다고 전하게 하십시오. 그가 축하하러 입궁할 때 기회를 보아 제거하면 됩니다. 여인이 열 달을 채우지 못하고 애를 낳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주영은 기쁜 마음에 원천목과 입궁했다. 효장제는 이주영의 입궁 소식을 듣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 얼굴이 흙색이 되었다.


중서사인 온자승이 이를 보고 간했다.

"폐하의 안색이 변했습니다."

효장제는 황급히 술을 들이켜 담력을 키웠다. 온자승은 입궁한 이주영 앞에서 칙서를 읽으며 그의 죄행을 밝혔으나, 이주영은 이를 무시하며 들은 체도 하지 않았다. 이주영이 명광전 안으로 들어가자, 동문에서 2명의 자객이 나타났다. 이주영은 효장제를 붙잡으려 했으나 효장제는 미리 준비해둔 칼로 이주영의 복부를 찔렀다.


곧 이주영과 그 아들 이주보리, 종자 30여 명 모두 피살된다.



이주영이 암살되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이주세륭은 낙양 북쪽을 약탈했고 이주조가 진양을, 이주세륭은 이동해 장자를 점거했으며 각자의 이주씨가 군사를 일으켰다. 효장제는 원휘를 대사마 녹상서사에 임명했으나 시기심이 많고 결단력이 없었던 그는 낙양에서 발만 동동 구를 뿐이었다.


영안 3년(530) 10월, 이주언백과 이주중원, 이주세륭 형제와 이주조 등이 낙양을 사면에서 공격하자 원휘는 곧 도주하고 효장제는 생포된다. 이주조는 이주황후 소생의 황자를 쳐 죽였고 비빈과 공주를 두루 겁탈했다. 병사들은 낙양을 약탈했고 임해왕 원욱과 범양왕 원해도 목숨을 잃었다.


이주조는 얼마 후 효장제를 진양의 사찰 안에서 직접 죽이고 효장제의 조카 진류왕 원관도 죽였다.

효장제 원자유는 죽기 직전 임종시를 남겼다.


권력 잃자 살길 촉박하고, 우환 오자 저승길 길기만 하네,

한을 품고 성문 나섰으니, 비통함을 품고 죽을 곳 들어왔네.

무덤길 한번 닫히면, 무덤 속에서 어찌 다시 빛을 볼까,

전에 죽는 고통 들었으나, 어찌 그 말이 내게 미칠 줄이야.


이주영과 효명제가 암살되며, 이주씨의 폭정이 시작된다. 명분과 민심을 잃은 그들은 곧, 고환이란 장수가 있었음을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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