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나라 소역 황제가 되다 - 위진남북조 시대 강릉으로 천도 [91화]

훗날 타락하는 양 원제 소역 [위진남북조 시대 황제]

후경으로 인해 양나라 많은 지역이 동위와 서위에 편입되었고 각지의 군웅들은 할거하여 조정의 명을 따르지 않았기에 황제가 된 소역(양원제)이 다스릴 수 있는 지역은 많지 않았다. 이보다 앞선 7달 전, 파촉의 친동생 무릉왕 소기가 스스로 칭제하여 세자 소원조를 황태자에 봉했고, 같은 해 8월엔 군사를 이끌고 동쪽으로 내려왔다.


태자 소원조는 처음에 후경에 소역이 패했다 거짓말을 해 아버지와 동으로 왔고, 서위가 철기 1만으로 병사가 거의 없는 성도를 포위하자 이번엔 강릉 일대를 함락시키자 제안한다. 그러나 병사들은 고향인 촉으로 돌아가길 원했다. 말뿐인 포상만을 들어온 데다 군량마저도 떨어져 전투 능력을 거의 상실했다. 이에 소역에게 강화를 요청했으나 소역은 받아들이지 않았었다.

 

양원제 승성 2년(553) 8월, 소역 휘하의 임약과 사답인 등이 선공을 가하자 촉의 병사들은 뿔뿔이 흩어졌고 강상에서 소역의 장군 번맹이 그들을 포위했다.

"소기가 생환하면 당신은 공을 세우지 못한 셈이 된다."

번맹은 소역의 명을 따라 소기와 어린 아들 소원만의 목을 벤다.

 

 

소역은 소기의 아들이자 조카인 소원조와 소원정을 옥에 가둔 뒤 음식을 주지 말게 했다. 이 둘도 팔뚝 위의 살을 씹어 먹다가 13일 만에 아사한다. 소기가 죽자 촉의 장수들은 서위에 항복하니 촉 땅은 서위의 소유가 되었다. 소기의 공격을 제압하자 소씨 황족 중 소역에 대항할 자는 없게 되었다. 중신들은 수도 문제로 논쟁을 벌였다.

"건업의 왕기는 이미 쇠한 데다 북쪽에서 적들과 겨우 강 하나만 사이에 두고 있습니다. 만일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나면 후회해도 소용이 없을 것입니다." (위진남북조 시대 건업은 자주 공격에 노출됨)

"지금 백성들은 천자의 수레가 건강에 들어가는 모습을 보지 못했습니다. 사람들이 아직 폐하를 제후왕으로 생각하고 있으니 천하인의 중망에 부응해 건강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소역은 수도를 건강으로 옮기려 했으나 휘하엔 형주 출신이 많아 마침내 강릉을 수도로 삼으니 이는 곧, 멸망의 징조에 해당했다. 건강 북쪽의 장강은 천험의 경계이나, 강릉은 양양과 가깝고(하루 거리) 촉은 이미 서위의 소유였기 때문이다.

 

양나라 원제 시절 그려진 양직공도
양나라 원제 시절 그려진 양직공도

 

망조 든 남북조 시대 양나라. 서서히 남북조 시대도 저무는 신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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