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래머 실력 vs 학력 - 한국 IT 업계 기준은 학벌?

프로그래머 실력 vs 학력 - 한국 IT 업계 기준은 학벌?


페이스북에 이런 글이 올라왔다.


컴퓨터 공학을 전공하는 대학생입니다. IT업계에선 개발자의 학벌 중요성이 어느 정도인가요..? 전 프로그래머 실력이 우선이라고 생각하는데..


링크 - https://www.facebook.com/groups/codingeverybody/permalink/1154433454597189/ [클릭]


한 대학생의 글에 많은 사람이 정성껏 댓글을 달았다. 아쉽게도, 댓글들을 정독했지만 내가 원하는 내용은 없었다.

1. 내가 원하던 내용


내가 원하던 건, 이런 거다.


"제가 근무하는 회사에선 이런 식으로 프로그래머 실력을 가늠합니다."

"이런 사람이 실력 좋은 개발자입니다. 이렇게 되세요."

"실력이란 이런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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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이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언급한 이가 없었다. 페이스북을 통해 그 정체도 불분명한 "실력"을 언급한 대학생은 과연 만족할 만한 답을 얻었을까? 내 생각엔 그렇지 않다고 본다.


내가 생각하는 개발자의 실력이란 이렇다.


그 사람의 성향

. 리펙토링의 개념을 제대로 알고 있는가

. 상황에 맞는 적절한 디자인 패턴을 적용할 수 있는가

. 프로그램 버전과 문서화를 얼마나 꼼꼼히 하는가

. 최신 기술에 관심이 있는 사람인가,

. 팀의 업무 문화와 수준을 올려줄 수 있다는 믿음을 주는 사람인가,

. 팀 작업에 중점을 두는가, 본인에게 익숙한 것에 중점을 두는가,


개발 전

. 툴 활용 능력이 아예 없는 사람은 아닌가?

. 자기 생각을 먼저 정리하고 문서화 하는가,

. 다른 사람과의 대화를 통해 목적을 뚜렷이 하는가,


개발 중

. 사용하는 라이브러리나 프레임워크에 대한 지식이 있는가,

. 설계의 간소화를 위해 노력하는가, 그리고 구현하는가,

. 최신 기술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적용해 프로그램의 질을 향상하는가,

. 툴이 알려준 경고들에 대해 얼마나 잘 대처하는가(경고는 경고가 아니다. 잠재적 버그다.)


개발 후

. 작성한 코드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있는가,

. 마지막으로 자신의 코드에 책임지는 사람인가?


이런 사항들의 결과가 바로 소스 코드다. 내가 언급한 항목이 너무 많을까? 절대 그렇지 않다.


내 기준으로, 2년 차 이상이라면 저 위의 모든 항목을 몸으로 기억했거나, 기억하는 중이어야 한다.


물론, 아주 완벽히 리펙토링에 성공해 퍼포먼스를 급격히 올려놓을 순 없다. 그렇지만 그러한 작은 시도들이 모여 좋은 경험으로 이어지고, 이는 경력이 쌓일수록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우월할 수 있는 점이 된다. (실력이 좋은 개발자라면 위의 항목들은 프로그래머 실력이 좋지 않은 이들에 비해, 깊을 것이다.)

2. 학력이 우선인지, 실력이 우선인지


자, 다시 링크된 글로 돌아가 보자. 글을 쓴 학생은 학력이 우선인지, 실력이 우선인지를 물었다. 경력자인 내 입장에선, 학력이 좋을수록 실력도 좋다는 대답을 하고 싶다. (프로그래머 실력을 학벌로 보는 게 아니라, 똑똑한 사람이 실력 좋은 프로그래머가 될 확률이 높다는 뜻)


학력이 좋은 사람들은 명문대 졸업장이란 그 노력의 대가를 보유하고 있다. 학력이 좋은 사람들은 비슷한 커리큘럼의 강의도 더 깊숙이, 더 빠르게 이해하고 응용한다. 단순히 커리큘럼이 비슷하니 명문대건 지방대건 졸업자들 차이가 없다고 해석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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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지 않은 생각이다.


1을 보여주면 2를 알게 되는 사람이 있고, 1을 보여주면 10을 알게 되는 사람이 있다. 학력이 좋은 사람일수록 1을 보여줬을 때, 더 많은 것을 볼 가능성이 크다. 그 사람들은 그런 사람들이기에 명문대를 나온 것이다. 즉, 그런 사람들이기에 학력이 좋은 것이다. 이런 사람들이 위에서 언급한 항목들을 이해하고 써먹는 능력이 학력이 떨어지는 사람들과 비슷할까? 내 경험상 그렇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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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력이 좋을수록 조금 더 합리적이고 조금 더 생산성이 높았다. 내 기준엔 학력 vs 실력..... 이라는 질문보다는, "개발자 실력이 늘어나는 속도는 학력과 비례하나요?"라는 질문이 더 명확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이런 글을 쓰면, "어? 대학원 나와서 C 코딩도 못 하는 사람 봤는데?" .... 안타깝게도, 당신 회사의 인사팀에 문제가 있다는 뜻이다. 모든 전공자가 다 잘할 순 없다. 마지막으로, 내가 말하는 학력 좋은 사람들이란, 좋은 대학을 나온 전공자를 의미한다. 좋은 대학 비전공자라면 이야기는 다르다. 그들은 4년 동안 다른 걸 공부하지 않았나? 

3. 프로그래머 실력, 마무리


기사를 몇 개 언급하며 이야기를 마친다.


기사 1. 블로터포럼 [블로터포럼] “SW 개발자 처우, 이대로 좋은가”


노상범 : 현재 SI 개발자 시장 전체 총액을 100이라고 생각해보자. 100이라는 숫자가 앞으로 25나 30 정도로 내려가야 정상에 가까운 생태계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본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100이 25나 30으로 내려간다고 해서 정보시스템을 만들어야 하는 업체의 프로젝트가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그렇다면 나머지 75~80이 어디로 갈 것인가. 호스팅이나 클라우드 서비스, 패키지 SW, 솔루션 등 SW 개발자가 SI 개발보다 먹고 살기 더 좋은 쪽으로 이동하게 된다는 얘기다. 단적인 예로 지금 문제가 되는 하도급 전문 ‘보도방(SW 개발자 일용직 소개소)이 사라지면, 개발자가 갑으로부터 더 많은 돈을 받을 수 있게 된다는 얘기다. 중간에 일을 소개하고 수수료를 가져가는 사람이 없어지니 말이다.


이건 선순환이다.


심히 유감이다. 전제가 너무 허술하다. 미스매치 이야기가 전혀 없다. 프로그래머 실력을 개의치 않은 글이다.


프로그래밍 실력 IT 업계[IT 업계 프로그래밍 실력] 능력 늘리기


75~80%의 인력이 패키지 솔루션 업체로 갈 수 있다고? 우리나라 시장이 그렇게 크지도 않을뿐더러, 솔루션 업체는 순수 개발자의 비율이 생각만큼 높지 않다. 결정적으로, 패키지 솔루션 업체가 원하는 인력이 있는데 무작정 취업이 될 거라는 발언은 지나친 비약 아닌가?


기사 2. 나쁜 프로그래머가 되는 18가지 방법


그냥 읽어봐라. 실력 좋은 사람이 되려면 힘든 과정을 거쳐야 한다. 참고로 나는 아직 거치지 못해 실력이 별로다.


ps2. 아래 그림을 보자. 프로젝트가 산으로 가는 이유가 뭘까?


[IT 업계 프로그래밍 실력] 능력 늘리기[IT 업계 프로그래밍 실력] 능력 늘리기


내가 참여한 프로젝트가 서쪽으로 간다면, 그건 내 탓이다. 다른 사람 돌아보지 말자.


프로그래머 실력 vs 학력 - 한국 IT 업계 기준은 학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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