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되려면? 불신과 저임금을 유발하는 정부
- 블라블라
- 2018. 6. 18.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되려면? 불신과 저임금을 유발하는 정부
어제 글에서 이어집니다.
참조 : 프로그래머가 대안 직업? [링크]
개발자 출신인 필자가 알고 있는 그것의 답은, 대부분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이 충분히 A매치를 경험하지 못하고 진정한 프로 선수가 될 정도의 경력을 유지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대개 5년 정도 일한 후에는 다들 이 직업에 회의를 느끼며 떠날 생각을 한다.
전직하지 않으면 35세(회사에 따라 40세)를 전후로 퇴출당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이에 대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의 직업 정신 부재를 탓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솔직히 말해 업무는 아주 과중하고 몸값은 싸고 건강은 계속 나빠지고 자기계발은 힘들고 비전은 안보이기 때문에 많은 개발자가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이다.
스스로 불안하기 위해 불안한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내 생각 6. 이건 칼럼이 쓰인 2006년과는 상황이 좀 다릅니다. 당시엔 정부 주도로 쓰레기 만들기 거품이 한창이던 시기인데 요즘엔 덜 합니다. 하지만, 없어지지 않는 이유는,
- 공공기관 연구소에선 실적이 필요하다. 쓰레기라도 상관없다. 일단 적을 게 필요하다.
- 양질의 소프트웨어 만들 줄 모른다. 사람만 갈궈서 10초짜리 동영상 만드는 게 목적이니 무조건 싼 값에 신입 갈아 넣어 뭐라도 보여준다.
이겁니다. 좀비 기업이 없어지려면 정부 주도 뭐시기가 대폭 줄어야 합니다. 그래야 실력 좋은 개발자들이 대우받죠.
한 가지 실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소프트웨어 개발을 좋아해서 부모의 반대를 무릅쓰고 일류대 전산 관련 전공에 입학한 한 젊은이가 있었다.
[프로그래머 취업] 정부 정책과 불신
그는 대학 중간에 휴학하고 입대 대신 병역특례로 복무하기 위해 소프트웨어 업체에 개발자로 취직을 했다. 하지만 특례 3년 동안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의 실상을 절절하게 경험한 후에, 개발자를 포기하고 한의대에 재입학을 했다.
지인의 아들 얘기이다. 요즘 젊은이들은 영악하다. 스스로 가치를 못 느끼는 것을 위해 결코 작은 시간조차 낭비하지 않으려고 한다. 그래서 소질이 있는 공학/과학을 포기하고 한의대, 의대, 경영대에 진학하거나 사법고시 공부를 하는 젊은이들이 많다. 그것은 완전히 최신 트렌드가 되었다.
이렇듯 업계 위기의 상황에서 미취업자를 대상으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를 양산하고, 단기 교육을 통해 고급 개발자와 아키텍트를 대량으로 만들어 내겠다는 생각은 실소를 자아낸다.
내 생각 7. 청와대에서 신경 쓰는 건 실업률. 실업률 낮추기 위해 뭐라도 하는 게 청와대. 여야가 바뀌어도 실업률 낮출 수 있는 좋은 아이템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이름만 바꿔서 계속 시행하고 있죠. 이게 현실입니다.
교육 기관과 업체 간의 제휴를 통해 고급 개발자 및 아키텍트와 관련 있는 지식 교육 일부를 제공한다는 표현은 몰라도, 양성이라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다.
[프로그래머 취업] 정부 정책과 불신
수년 전부터 자꾸 소프트웨어 고급 인력을 양성하겠다고 하고, 실제로 양성은 안 되고, 그런 고급 인력이 마치 양성될 수 있는 싼 인력으로 치부되는 상황은 현직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의 불신만을 조장할 뿐이다.
대중의 관심과 인기를 얻고 실제 돈을 만들어낼 수 있는 아이템의 개발을 통해 소프트웨어 산업의 성공이 가능할 것이다. 그런데 그런 본질적인 부분은 간과한 채로, 현재의 소프트웨어 산업은 시장도 없고 돈 버는 사람도 없는데, 자꾸 미취업자들을 이 업계로 데려오고 양성될 수도 없는 프로 선수와 감독을 양성하겠다고 선전하는가?
헛다리를 짚고 있다.
내 생각 8.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를 마음대로 양성하겠다는 관료들의 오만입니다. 사회를 이해하지 못하는 정치인들의 무식한 정책입니다. 모든 것을 정부에서 커버할 수 있다고 믿는 더러운 관치입니다.
시장을 생각하고 돈을 벌 수 있는 분야와 아이템을 생각하자. 그리고 어떻게든 성공 모델을 만들어내자.
지속적인 소프트웨어 성공 사례를 발굴하고, 대중들이 소프트웨어 산업의 가치에 대해 인식하고, 경영인이 아니라 개발자 및 아키텍트들 중에 사회적 지위 및 경제력을 갖춘 성공 모델이 등장해야 한다. 물론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지금까지 우리의 소프트웨어 산업이 이 상태가 아닌가?
어려운 숙제이지만 이것을 해결하려고 노력을 해야지, 자꾸 초급 인력을 억지로 업계에 투입하고 실현 불가능한 프로의 양성을 선전한다면 그것은 앞과 뒤가 바뀐 것이다. 사람이 없어 성공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다. 성공해야 사람이 모이는 것이다.
[프로그래머 취업] 정부 정책과 불신
내 생각 9. 원소가 조조에게 물었습니다.
"거사를 실패하면 자넨 어디로 갈 셈인가?"
조조는 되묻습니다. 그러는 형님은 어디로 가실 건가요?
그러자 원소는 대답합니다.
"남으로 황하, 북으로 연과 대에 이르는 원가의 본거지로 간 뒤에 남하하여 정권을 잡겠다"
반면에 조조는 그저 유능한 사람을 모으면 뭐든 못하겠냐며 대답합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사람이 있어야 성공하네요.
무엇보다 먼저, 기존 업계 인력들이 어떻게든 성공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을 논의하기 위한 실천 방안의 한 예로, 국내 소프트웨어 업계에 깊은 애정과 경륜을 가진 고급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을 주축으로 개발자 다수가 모여서 언컨퍼런스(Unconference) 형태의 난상토론을 하는 것을 들 수 있다.
이러한 토론에 대해 회의적인 사람도 있겠지만, 이러한 다수의 움직임이 모여서 올바른 소프트웨어 개발의 큰 물줄기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변화를 꿈꾸는 많은 개발자의 관심과 호응을 기대한다. 업계는 우리 스스로 바꾸어야 하며 반드시 그럴 수 있다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
== 프로그래머가 대안직업? 인용 끝 ==
이 칼럼은 2006년에 나온 겁니다.
요즘 현실은 2006년보다 많이 나아졌습니다. 하지만, 그렇게나 많이 나아졌을까요?
2006년만 해도 컴퓨터 공학으로 진학하는 고등학생들이 줄어드는 추세였습니다. 분명히 저런 기반하에 형성된 사회 인식과 구조를 어렴풋하게나마 알고 있는 겁니다. 요즘은 열풍이 불면서 초등학생 코딩 과외도 있다네요.
하지만, 개발자 사회가 많이 바뀌었으나 정부의 행태는 바뀌질 않습니다. 요즘도 저런 쓸데없는 짓에 세금 잘 쓰고 있어요. 사회는 변하지만 변하는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관료들을 어찌하오릴까 ...
[프로그래머 취업] 정부 정책과 불신
정치인들이 변호사, 판사, 검사, 의사 출신들이 많아요. 아니면 평생 노조 관계자를 해왔거나 정치만 하느라 직장 생활하면서 자기 손으로 돈 한 번 벌어보지 않았거나 기타 등등. 이런 사람들이 정책을 짜니 쓸데없는 짓이 계속 반복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도 영국, 미국처럼 정치인들 출신이 다양해져야 하는 이유입니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되려면? 불신과 저임금을 유발하는 정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