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공학과 현실, 굶어 죽을까 봐 안 가던 시절 (2011년 개발자)

컴퓨터공학과 현실, 굶어 죽을까 봐 안 가던 시절 (2011년 개발자)


제가 지난 2011년에 썼던 글이 있습니다. 소프트웨어 개발자에 대한 왜곡된 인식 문제로 컴퓨터공학과 현실이 암울하게 그려져 너무 안타까운 마음에 썼었죠.



근데 요즘엔 시대가 많이 변해서 2011년과 같은 문제는 거의 없어졌어요. 컴퓨터공학과로 진학하면 나중에 치킨집 사장님 된다거나 나이 40만 되면 회사에서 내쫓는다는 건 언제 그랬냐는 듯 옛날이야기가 돼버렸죠.


글 주제(암울한 컴퓨터공학과 현실)가 주제인지라 당시 많은 분이 댓글을 달아주셨습니다. 그중에 정말 다른 분들과 함께 공유하고픈 여러 이야기를 이렇게 따로 정리해 봤습니다.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해 맨 위의 참조 글부터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1. 컴퓨터공학과는 수재가 가는 곳이 아니다


제가 중학생 때인 80년대는 전자공학이라든지 컴공 관련과가 법대/의대 갈만한 수재들이(도) 가는 첨단 학과였지요. 그런데 실제 학과 선택할 90년대가 되니 슬슬 첨단노가다 기운이 보이더군요.


군대 나오니 '아, 평범하거나 질 낮은 개발자는 굶어 죽기 알맞은 직업이구나. (만화가보단 낫겠구나)' 싶었는데, 10년 후 다른 직종 직장생활 실패하고, 배운 게 기술이라고 재교육받고 개발들어갔다가 ... SI 쪽 잘못 들어가서 월급도 제대로 나오지 않고, 프로젝트들은 펑크 펑펑 내고 심하게 경력 뻥튀기해서 갑한테 욕먹는 회사 들어갔다가 ... 데이고 나왔습니다.


이제 경력 쌓기도 힘들고 개발이 무서울 지경인데 참 난감하네요. 포스팅 내용이 남의 일이 아닙니다. =_=;


IT 버블이 사라지면서 사회 인식과 컴퓨터공학과 현실이 굉장히 부정적으로 바뀐 거 같습니다. 당시 정부에서 고작 내놓은 대책이란게 학원에서 미취업자들 교육해서 필드로 내보내는 거였고 ... 그런 일을 공대 출신인 진대제 씨가 더 확대했다니... 환장할 노릇이죠.


컴퓨터공학과 현실 2011년[컴퓨터공학부 직업, 전망, 분야, 진로]


2. 굶어 죽을까 봐 도망친 컴퓨터공학과 졸업자


뭐 저도 03학번 도망자(...죄송합니다. 도저히 이 판에서 못 놀 것 같아 도망쳤습니다) 출신으로서 이 주제만 나오면 씁쓸한 마음입니다만;;


중단기적으론 발주처의 경영진 측에서 제대로 된 개념을 잡고 전문화된 아니 거기까지 바라지도 않으니 제발 상식적으로 말이 되는 제안서를 요구할 것이 필요하겠고;;; 장기적으론 역시 국민적으로 SW뿐 아니라 무형자산에 대한 인식을 좀 제대로 가져주지 않으면 힘들 겁니다.


...뭐 사실 도망은 쳐놨는데 작금의 상황은 그 판보다 조금 낫다뿐이지 어디건 다 헬이 되어버려 놓아서;;;


어느 학과나 전공을 살리지 않고 타전공으로 취업하는 졸업생이야 존재합니다.

물론 그게 옳다 그르다로 나눠서 얘기할 부분은 더더욱 아닌데, 진짜 문제는 공대 중에서도 유독 컴공 쪽에 그런 사람이 많은게.... 씁쓸....

3. 소프트웨어를 실적 쌓기용으로 치부하는 현실


이 글을 읽고 느낀 건 정부는 되도록 기업이 뭘 하든 그게 법과 도덕에 어긋나지 않는 이상 그냥 놔두는 게 낫다는 겁니다.

그동안 만화, 애니 육성한다고 예산을 부어 댔지만, 결과물이라고 나온 걸 보면 소비자들에게 별 호응이 없었지요.


소프트웨어 사업도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정부는 그냥 기업들이 노동법을 잘 지키나, 월급은 제때 주나, 그리고 기업들이 공정하게 경쟁하느냐 감시만 하고 나머지는 기업들이 알아서 하게 놔두면 저절로 소프트웨어 산업이 어느 정도 커질 거라고 봅니다. 그런데 하는 걸 보면 윗글 내용처럼 자기들의 실적 쌓기용으로 이용하기만 하지요.


대개 IT 관련 정책 부서의 수장은 경제, 경영, 법학 출신들이 많았어요.

그런 사람들이 이공계열에 대해 뭘 알까요? 컴퓨터공학과 현실을 알까요?


컴공 소프트웨어 개발자 현실[컴퓨터공학부 직업, 전망, 분야, 진로]


4. 졸업하고 보니 컴퓨터공학과 동기가 없다


저도 97학번 도망자... 인데 남은 친구들에게 미안했지만, 지금은 남은 친구가 없는 상태.


아... 97학번이신데... 없다니.... ㅡ,.ㅡ


슬프네요. 하긴, 홈커밍 할 때도 보면, 맨날 오시는 분들만 오신다능.. 현직을 떠난 분들은 절대 오지 않더군요.

5. 컴퓨터공학과 현실, 좋지 않아서 전과


아.... 말이 나오지 않네요. 위에 글이 지금 쓰인 부분이 아니라는 것에 또 한 번 놀랍니다.


저는 현재 조경과에 재학 중이고요 졸업반입니다. 조경에서 도망가서 어릴 적부터 미련이 있던 이곳으로 가고 싶었거든요. (졸업장이랑 자격증이나 따야겠구나 하고 있습니다)


글 읽고 나니 이곳도 문제? 라고 해야 할까요? 많군요. 그래도 가슴속에 열망이 있으니깐 더 잘 자랄 수 있는 땅이 될까 생각이 듭니다. 뿌리를 빨리 내려 보고 싶네요


제 밑의 후배는 줄어들 테니, 국가적으로 보면 문제일지 모르나 저 개인적으론 좋은 현상이죠....???

희소가치가 생겨 지금보단 취업하기 좋은 환경에 정년도 최소 3~5년은 더 늘어날 듯.


컴퓨터공학과 진로 고등학생[컴퓨터공학부 직업, 전망, 분야, 진로]


6. 정원이 매년 줄어드는 컴퓨터공학과 현실. 외면하는 공대 학과


정말 어느 사이엔가-군대엘 다녀왔더니-학교 내 컴퓨터공학부 정원이 반으로 줄어 있더군요...

점점 고등학생들이 컴공 지망을 피한다고 봐야겠죠.

저희 과인 전자공학부도 10% 정도 정원이 줄었고...


공대 진학자 자체가 줄고 있어요. 컴공은 그 중 눈에 띄게 줄고 있고요. 정부에서 자꾸 싸구려 인력 공급에 혈안이 되면,

학원이 1차고 대학 진학은 2차라는 인식이 더 퍼질 겁니다.

지금 신입생들도 개발자는 학원 나와서도 할 수 있다고들 생각을 합니다.

그러니 학교 졸업하고 바로 취업이 안 되면 학원 나온다는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데, 실제 회사에서 대학 졸업장 받고 학원 나오는 걸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알면 그런 식으로 생각하면 안 되죠.


근데 1학년은 1학년이라 말귀가 먹어서.... ㅡ,.ㅡ


머릿수가 넘쳐나서 막 굴릴 적 마인드를 버리게 하는 방법은 머릿수가 모자라서 피눈물 나게 만드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그냥 냅두세요. 그럼 알아서 바뀝니다. 아니면 망하거나. 언어 때문에 어디 인도 같은 데에서 아웃소싱해오기도 쉽지가 않죠


컴퓨터공학과 취업 준비 공기업[컴퓨터공학부 직업, 전망, 분야, 진로]


3학년 때 잠깐 아르바이트했던 회사에 인도 개발자가 두 분 계셨는데, PHP가 주력이고 다른 웹 쪽으로의 지식을 조금 가지고 계셨었습니다.


1. 한국에서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고,

2. 한국 경영자들이 많은 것을 알지 못하는 인도 인력에 실망...


결과적으로 대한민국에서만 벌어지는 왜곡된 산업 구조는 외국 인력으로 충당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는 것이죠. 인용한 칼럼에도 나오지만, 우리나란 경영자들 마인드가 바뀌지 않으면 결코 발전할 수 없습니다.



요즘 10대, 20대들은 먼 나라 이야기겠어요.

그래도 그땐 그랬구나... 정도로만 봐주셔도 감사합니다. 저는 정말 암울한 이야기만 들으며 학교 다녔었거든요. 요즘엔 전혀 그렇지 않죠.


컴퓨터공학과 현실, 굶어 죽을까 봐 안 가던 시절 (2011년 개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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