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0년 양나라 소역, 진패선 등장 - 후경 패퇴 [89화]

태청 3년(549) 8월, 양나라 서강독 진패선이 후경에게 투항하려던 광주자사 원경중을 습격해 살해하고 정곡후 소발을 광주자사로 삼는다. 상동왕 소역의 세자 소방이 조카인 하동왕 소예에게 기습을 받아 살해당하자 왕승변과 포천에게 명해 소예를 공격한다. 신주자사 포천은 하동왕 소예에게 승리를 거듭하며 장사에서 그를 포위하자, 소예의 동생 악양왕 소절이 소역의 근거지인 강릉을 공격한다.



이에 양나라 소역은 왕승변의 계책을 받아들여 소절의 근거지인 양양을 공격하니 소절은 왕비와 세자를 서위에 인질로 보내며 구원을 청한다. 우문태는 양충에게 명해 형주 일대 15주의 군사를 총지휘하는 한편, 경릉을 지키며 소절을 위협하던 유중례와 대치하도록 명한다. 소릉왕 소륜은 소역이 조카인 소예, 소절이 서로 다투고 서위까지 끌어들이자 이들을 모두 토벌하겠다 뜻을 정한다.

간문제 대보 원년(550) 5월, 왕승변과 포천이 장사를 함락시키고 하동왕 소예의 목을 강릉으로 보낸다.



당시 후경은 오흥, 회계, 신안 일대를 석권했고, 동위는 사주를 넣어 회남을 장악했으며 서위의 양충은 유중례를 격파하고 한동(한수 동쪽) 일대를 손에 넣었다.



석 달 전인 2월, 양나라 진패선은 후경을 공격하기 위해 북진하던 중 대유령에서 채로양 등의 2만 군사를 격파한 뒤 소역에게 상사하며 신복했다. 그러나 서위의 양충은 계속 진군하며 소역의 근거지인 강릉을 압박했고 소역은 많은 보물을 보내며 간신히 군사를 물린다.


이즈음 소역은 아버지 양무제의 발상을 올리고 사방으로 격문을 보내 후경 토벌을 촉구했다. 그러나, 파촉의 무릉왕 소기에 원군은 백제에 머물며 동쪽으로 내려오지 못하도록 막았고, 소릉왕 소륜과 보위를 다툴까 걱정되어 그의 군사와 맞붙기 직전까지 이르렀다가 퇴각한다. 퇴각하는 길에 배지고에게 약탈까지 당하니 북제에 강화를 청한다. 서위는 악양왕 소절을 양왕으로 삼았고 북제는 소역을 양왕으로 봉했으니 형주 일대는 양나라의 판도에서 떨어진다.

한편, 후경은 오랜 전쟁과 가뭄으로 삼오 일대가 황폐해지자 일반 백성들을 북쪽에 노비로 팔거나 잡아먹으며 식량을 충당했다. 석두성 안에는 커다란 돌절구를 갖다 놓고 범법한 자들을 그곳에서 천천히 빻아 죽였다. 건강의 유경례와 서향후 소권등이 거사를 꾸미자 이를 눈치챈 소정덕의 조카 소분이 후경의 책사 왕위에게 알린다. 후경은 이들을 죽이고 소분에게 후씨 성을 내리니 황족이 권신의 성을 받는 기이한 일이 벌어졌다.



간문제 대보 2년(551) 4월, 후경의 장수 임약이 주변 지역의 공략에 실패하자 건강에 구원을 청한다. 후경은 군사를 이끌고 서쪽으로 올라간다. 서양 싸움에서 양나라 서문성이 고적식화를 죽이는 등 후경군을 대파하자 후경은 비어있는 강하로 병사를 돌린다. 그곳을 지키던 소역의 아들 소방제는 겁에 질려 항복했으나, 소역은 아들의 포로 소식에 분노해 왕승변을 대도독으로 삼고 순우량, 두감, 왕림, 배지횡 등을 이끌고 후경을 친다. 


소역의 대군이 파릉에 주둔하자 후경은 임약에게 강릉을 칠 것을 명하며 본인은 파릉으로 나아갔다. 이후 10여 차례의 싸움에서 소역군이 모두 승리했고, 6월에 이르자 지친 후경군의 진영에 전염병이 나돌고 군량이 썩기 시작했다.

소역의 장수 호승우가 왕승변과 합세하려 하자 후경의 장수 임약이 영격에 나섰다가 대패하고 본인은 소역에게 항복하니 후경은 버티지 못한다. 정화와 송자선은 영성, 지화인을 노산, 범희영을 강주, 임연화를 진주 등에 배치한 뒤 건강으로 후퇴한다.


당시 강하를 지키던 정화는 포로로 잡힌 소역의 아들 소방제와 포천 등을 큰 돌로 쳐 죽인 뒤 시체를 강에 내던졌다.


이후 양나라 소역은 파촉의 무릉왕 소기의 병력을 진군하지 못하도록 조치하면서 상산, 유수 등지에서 후경군에게 계속 패배를 안겼다. 후경이 배치했던 대부분 장수가 죽거나 투항했다. 후경의 측근인 동도행대, 사공인 유신무도 소역에게 귀부했다. 군량과 군사를 더 보충한 소역은 심양에 영채를 차린다.



후경의 퇴각도 쉽진 않았다. 예주자사 순랑이 후방을 기습해 후군의 선대가 침몰하는 대패를 당했다. 함께 따라나섰던 간문제 소강의 태자 소대기는 화살이 빗발치는 와중에 종자들의 도주 권유를 받으나 거절한다.

"나라가 패망하는 상황에서는 생을 도모하지 않는 법이다. 주상이 몽진하는 상황에서 신하된 자가 어찌 달아날 수 있겠는가? 만일 내가 달아나면 이는 도적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곧 부황을 배반하는 짓이다!"

소대기는 후경의 뒤를 쫓아 건강으로 도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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