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30대 IT 프로그래머 부족할까? [40대 이하 개발자]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네 가지라는 생각입니다.


  • 첫째, 인력 공급 속도 < IT 시장 확대 속도
  • 둘째, 40대를 관리직으로 전환하는 문화 = 30대들이 일찌감치 포기
  • 셋째, 나이 많은 개발자 인건비 아까워함 = 30대들은 일찌감치 포기
  • 넷째, 현실과의 괴리감


위 4가지 사항을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IT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다

지난 십여 년간 인문 자연 계열은 조금씩 늘었는데 컴퓨터 공학 정원(미래의 프로그래머)은 꾸준히 줄었습니다. 공과 계열 중에서도 기계, 전자보다 컴퓨터 공학은 더 큰 폭으로 줄었습니다.

모교도 인원 감축이 결정되니 어떻게든 피해를 줄이려고 컴퓨터 공학과를 둘로 나눴습니다. 울며 겨자 먹기 식의 결정이었습니다. 컴공 규모를 줄여놓은 배경엔 뭐가 있었을까요?


여당과 대통령 의지가 중요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새누리당이라 그렇다는 논리는 아닙니다. 컴퓨터 공학과 취업률은 전부터 낮았습니다. 정원 하락은 김대중 정부 이후 꾸준히 이어졌습니다. 최근 박근혜 정부 (시기에) 들어서야 ICT가 주목받으며 소프트웨어 인식이 바뀌었습니다.


아래 사진을 보시죠.


2011년도 컴공 신입생[2011년도 기사 중 일부] 2011년도 컴공 신입생


소프트웨어 학과의 미달은 2000년대 초반부터 계속됐습니다. 2016년 기준으로, 2000년대 초중반에 입학한 대학생들이 지금의 30대입니다. 저 같은 03학번들은 현재 30대 초반으로 한창 일 해야 할 나이입니다.


문제는 정원 미달이 2010년 이후에도 이어져, 현재는 확대되어 가는 IT 산업의 인력 수요 규모를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취업률 하위 20개 계열취업률 하위 20개 계열

(2004년도 취업률, 하위 20개 계열 중 14위인 소프트웨어)


2000년대 초반과 90년대 후반에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IT 버블) 거품 경제가 꺼진 시기였습니다. 김대중 정부의 잘못된 IT 정책으로 시장엔 과도한 거품이 끼었고, 시장은 비정상적인 SI 중심으로 흘러갔습니다. 현재, 유지보수가 불가능한 소프트웨어는 시장 경쟁력이 없습니다.


  • 대한민국 사회는 인제야 인식했습니다.
  • 그러나, 이미 줄어든 학생들은 대체하기 힘듭니다.


지금으로선 수요를 따라갈 수 없어요. 취업률 낮은 학과의 정원은 꾸준히 줄어들어 이제는 2000년대 초반 절반 밖에 안 되니깐요.

2. 40대엔 관리직으로 전환?

대한민국에는 이상한 사고방식이 있어요. "나이 들면 아이디어 없어서 코딩 못 한다". 프로그래머들에게 설문 조사를 하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요? 말도 안 되는 소리라는 응답이 99.99% 일 겁니다. 단언합니다.


프로그래밍 작업은 숙련도가 중요합니다.


업무에 참여한 '인력의 질'이 중요하다는 뜻으로 훌륭한 패키지 솔루션을 제작하려면 필연적으로 노련한 40~50대 프로그래머가 필요합니다. 아이디어 없어서 코딩을 못 한다는 헛소문은 어디서 시작됐을까요?


왜 30대 IT 프로그래머 부족할까 부족한 40대 이하 개발자늦은 나이 프로그래머 가치


예를 들어보죠.


야구 감독 대부분이 50대 이상인데 무슨 아이디어가 있어서 머리싸움 필요한 야구 감독을 할까요?


똑같은 잣대를 들이밀면 스포츠팀 감독 전부가 20~30대로 구성되어야 하는 것 아닐까요? 퍼거슨은 20대라 성공했을까요?


  • 김태형 감독은 20대라 성공했을까요?
  • 어느 분야든 아이디어를 쥐어 짜내야 합니다.
  • 저런 소리가 진리라 믿는 사람들은 20대 사장을 모십니까?
  • 아니면 5, 60대 사장을 모십니까?


주커버그와 19세 영재주커버그와 19세 영재


40대를 관리직으로 전환하는 비상식적 IT 문화는 30대들을 포기하게 합니다. 30 후반되면 관리직 될 거, 프로그래머 소양은 뒷전이 될 수밖에요.


왜 이 사회는 이해할 수 없는 잣대를 프로그래머에만 들이댈까요?

그건 노련한 프로그래머에 대한 모욕입니다.


40대 이상 프로그래머는 고급 인력, SW 산업을 이끌어 갈 핵심 중추입니다. 30대들은 40대 개발자들이 닦은 길을 갈 수밖에 없습니다. 나아가야 할 길을 만드는 (만들었던) 사람들입니다.

3. 인건비 아껴야 하니, 40대는 싫다

20대 패기가 40대 경험을 누를 수 있다는 말도 있습니다. 그러나, 인건비를 줄이려는 핑계인지, 그런 20대 직원이 일하고 있어서인진 알 수 없습니다. 후자라면 다행이지만 대게는 전자겠죠.


노련한 개발자를 소중하게 여기지 못하는 기업주들은 애초에 좋은 개발자 알아보는 능력이 없을 테고, 그런 시야가 있다손 치더라도, 돈 때문에 소극적 투자에 나설 겁니다.


노련한 개발자 가치를 아는 사장님들은 그들을 위해 인건비 지출과 복지 증대를 거부하지 않습니다. 높은 생산성과 사내에서 발휘할 신입 인력의 성장 동력을 간과할 수 없으니깐요.


30대 it 프로그래머 40대늦은 나이 프로그래머 가치


40대 노련한 개발자 가치를 모르는 대한민국의 많은 사장님은 오늘도 값싼 신입을 찾아 여기저기 기웃댈 것입니다. 그런 회사에 솔루션은 사치고 기껏 해봐야 정부 과제나 단발성 SI가 전부겠죠. 당장에 돈을 만질 수 있는 일들만 전전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끌어 줄 사람이 없고, 이끌만한 사람도 없는 회사의 한계는 명확합니다. 이런 사회 분위기 속에 30대들은 그동안 직종을 변경했습니다. 인제 와서 30대 찾는 것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꼴입니다.


4. 현실과의 괴리감

우리나라는 인제야 소프트웨어를 제대로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습니다. 김대중 정부 시절의 IT버블을 거치며 유지보수 개념이 성장했고, 최근엔 제품 품질을 주목하는 풍토도 만들어졌습니다. M/M만 산출해 계산기 두드리는 시대는 저물고 질적인 성장을 위한 기반이 만들어졌습니다.


소프트웨어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어떻게 처리할 수 있을까, 어떻게 관리할까로 산업 시야가 바꼈습니다


이미 다양한 분야에선 독보적인 기술력으로 시장을 장악한 IT기업들이 존재합니다.


길게는 80년대 세워진 회사에서부터 짧게는 2000년대 중후반에 시작한 업체까지, 거의 모든 분야에 전문 SW 업체가 참여하고 있습니다.


그럼, 그 이전엔?


월화수목금금금, 스파게티 코드여도 상관없다 등 잘못된 패러다임이 존재했습니다. 이게 싫어서 개발자들은 직업을 버렸고, 치킨집을 차립니다.


다같이 잘 되려면 연령별로 고루다같이 잘 되려면 연령별로 고루


이제 그런 시대는 조금씩 저물고 있습니다. 당분간 30대 개발자는 부족할 것입니다. 그러나, 5~10년 이후 상황은 바뀌리라 생각됩니다. 아마도 부족한 30대 프로그래머의 수가 지금보단 늘어나지 않을까요.


잘못된 문화는 사라지고 있습니다. 더 많은 인력이 시장에 공급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로 보입니다. 현실과의 괴리감이 줄어드는 시대입니다. 긍정적으로 변화할 것이고 신규 인력의 질적인 향상도 이어질 겁니다.


안 좋은 상황을 견디며 꾸준히 산업의 일꾼으로 종사한 70년대 이상의 프로그래머분들 덕택입니다.

그들의 가치를 아는 기업가분들의 노고도 있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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