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공자, 여자 | 전기기사 취업하고 퇴사하는 패턴

저도 엔지니어지만 여자 또는 비전공자들이 입사했다가 퇴사하는 경우 종종 봤었는데요. 이유는 크게 몇 가지로 갈리더군요.

 

스터디도 하고, 독서실도 다니면서 나름대로는 열심히 하며 꿈에 그리던 취업을 하게 됩니다. 비전공자, 여자들이 전기기사 자격증 취득했다는 이야기 들어보면, 나름대로는 열심히 공부한 사람 많았고, 그 이상으로도 공부한 사람 많았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당연하죠. 굳이 안 들어도 다들 아는 이야기입니다.

 

주로 인턴 과정으로 공기업, 대기업, 중견기업에 입사하면 품질 관리 쪽 업무를 처음 맡게 되는데요. 실제로 기자재 품질 검수하는 작업에 참여도 합니다. 대표적인 공기업은 한국전력공사, 한국 수력원자력, 한국 남부발전 등이 있네요. 전기 직군을 많이 뽑는 메이저 공기업들이죠. 단, NCS 벽이 높고 필기시험 조차 통과하기 어렵다는 게 문제긴 하네요.

 

어쨌든, 전기기사 자격증을 취득한 비전공자, 여자분들은 전기직 엔지니어로 채용은 될 겁니다. 본인이 거기에 올인했으니 어느 정도 결과는 나오죠.

 

이런 분들이 처음 입사하면 주로 데이터 센터 인프라 관리 업무를 맡게 됩니다. 그러나 제가 보고 들은 이야기로는 보통 3~12개월 사이에 퇴사하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이유가 뭘까요?

 

1. 소속감 부재

전기 직군 여자 엔지니어는 극소수입니다. 공대 여학생 99%가 컴공이란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닙니다. 유명 대학 전기학과 성비를 보면 절대다수가 남자입니다. 정부에서 강제로 남학생만 뽑으라 지시한 게 아니라, 애초에 전기 관련 학과, 공대 관련 학과 지원하는 성별은 남자가 절대다수니깐요.

 

어쨌든, 여자들은 전기기사 취득 후 입사하면 같은 여자 볼 일이 거의 없어요. 그리고 비전공자 남자도 마찬가지. 비전공자다 보니 함께 있어도 공감할만한 이야기 소재가 극히 적어요. 또 어쨌든, 직원들 평균 연령도 높아서 막상 입사하면 아버지뻘 되는 분들하고 일해야 합니다. 그분들에게 일정 부분 업무 지시도 내려야 하고, 감독도 해야 하죠.

 

 

2. 적성 문제 (현장직)

비전공자, 여자들이 주로 이야기하는 게 적성입니다. 마블 아이언맨 주인공 토니 스타크처럼 멋진 작품을 만들거라 생각하나 현실은 그게 아니지요.

 

시험을 위해 공부하던 시절엔 현장 업무를 글로만 접했죠. 요즘 프로그래머들 사이에서도 시험을 위한 코딩만 공부하다 보니 업무 이해도가 떨어지는 프로그래머가 늘어난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프로그래머는 코딩만 하는 게 아닌데, 코딩에만 열중하다 보니 무분별한 디자인 패턴 남발, 낮은 업무 이해도가 최근 떠오르는 이슈가 되었죠.

 

전기기사 자격증 취득 후 입사하는 분들도 마찬가진데, 막상 현장에 나가 몸을 쓰는 일을 하다 보니 적성에 안 맞는다는 말이 나옵니다. 현장 나갈 일이 늘면 늘지 줄진 않을 텐데, 이 부분 때문에 포기하고 퇴사하는 사람들 좀 됩니다.

 

3. "저는 이론 공부가 좋아요", "저는 기술 영업을 하고 싶어요"

엔지니어 범주엔 연구개발(R&D), 설계, 공무 등이 포함됩니다. 전기기사 엔지니어도 직무에 따라 현장에 자주 나가거나, 거의 안 나가는 등 업무 형태가 많이 달라요.

 

현업에선 엔지니어라 우기지만 딱 봐도 아마추어면 테크니션이라 부르는데요. 최대한 정중하게 표현해서 테크니션이지 그냥 기술 지원하는 사람이라고도 부릅니다. 적성 문제로 퇴사하는 분들이 나는 엔지니어로 일을 했다고 말하지만, 실상 다른 회사 면접 자리에 가면 테크니션이나 기술지원 정도로 보며 연봉을 후려칠 겁니다.

 

.... 안 그래도 꼰대 많고.... (이하 생략)

 

이야기 마무리

 

공과 계열은 예로부터 비전공자, 여자 엔지니어에 대한 이야기가 좀 있었는데요. 자격증 취득하고 입사할 수 있을 만큼 진입 장벽이 """법조계"""에 비해선 많이 낮고, 다른 계열과 비교했을 때 여자 비율 또한 매우 낮아요.

 

그러나 여느 공과 계열이 그렇듯 몸 쓰고, 현장 나가야 하는 분야에선 비전공자, 여자들이 많이 포기하는 경향이 짙은 거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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