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FA 개발자 - 반도체 장비 전망? 별로입니다

FA란, 자유 계약 선수(Free Agent)가 아니라 공장 자동화(Factory Automation)입니다. 이 분야 fa 개발자 대다수가 삼성, 하이닉스 등을 비롯한 반도체 분야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FA 개발자라 하면 반도체 분야 종사자를 통칭합니다. 다만, 장비 회사, 자동화 시스템 등을 묶어 반도체 분야와 같은 거로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같지 않습니다.


자동화라는 건 여느 분야에도 쓰이는 아주 넓은 의미의 단어입니다. 특정 분야에 종속적인 단어가 아닙니다. 그렇기에 이 글에선 자동화, 또는 장비 회사란 애매한 표현을 쓰지 않고, 반도체 분야 FA 개발자에 관해 이야기를 씁니다.

근데, 이 분야 떠난 지 좀 돼서... 기억이 좀 가물가물하네요. 그래서 맥락마다 짧게 끊어 씁니다.

1. 출장

보통 셋업(setup)이라 부르는 단계는 모든 계약 과정을 거쳐 실제로 장비가 고객사로 납품되어 구동해야 할 상황을 말합니다. 이 시기엔 SW 개발이 완료되어 fa 개발자들이 딱히 할 일은 없습니다.


프로그래머는 현장에서 발생한 소소한 오류들 잡아주고 기구적 미세한 오차 때문에 발생하는 여러 수치를 조정해 주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왜냐면, 셋업하기전에 회사 내부에서 장비를 조립하여 아주 철저한 테스트 과정을 거치기 때문이죠. 그렇기에 현장에서 큰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작습니다.


출장 기간은 아주 짧으면 두 달? 길면 여섯 달 이상이 됩니다. 제가 있었던 회사는 작은 장비도 만들고 중간 크기의 장비도 만들었는데, 그 회사 기준으로 보면, 작은 장비는 길어야 2주, 중간 크기 장비는 짧아야 2달, 길면 4달이었습니다. 이 시기에 기구, 전장 엔지니어들이 아주 바빠요. 저도 구체적으로 왜 바쁜지 설명은 들었었는데, 기억이 잘 안 나네요.


이런 멋있는 출장은 단연코 없습니다이런 멋있는 출장은 단연코 없습니다


근데, 운이 안 좋으면 정말 큰 문제가 발생해 기약 없이 일할 수도 있어요. 이건 정말 극단적 최악의 상황이죠.

개인 경험상 - 셋업 기간이 짧으면 2달, 길면 4달.

2. 수당과 여비

일반적으로 출장 가서 사용하는 돈은 회사에서 실비 처리합니다. 거기서 먹는데 쓴 돈, 자는데 쓴 돈, 교통비까지 모두 회사에서 실비처리합니다. 그래서 오래 출장 갈 경우 회사 법인 카드를 받는 경우도 많아요. 왜냐면 하루 이틀 가는 게 아니라 보통 몇 달을 다녀오는데 오롯이 직원 개개인의 사비로 결제하고 난 뒤 회사에서 경비 처리하는 건 회사/직원 양쪽에게 부담이기 때문이죠.


그리고 수당은 국내 출장이면 잘 안 나옵니다. 일반적으로 서울/경기권 회사들은 서울/경기권 출장에 대해선 지급하지 않고 다른 지역의 경우에만 지급하는 것이 일반적이죠. 주는 곳도 있는데 제가 알기론 많이 나오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어디는 하루 만원이고, 어디는 하루 칠천 원이고, 그랬던 것 같네요. 단, 프로그래머의 해외 출장 시엔 무조건 나옵니다. 해외로 반도체 장비파는 회사들은 이미 기술력을 인정받아 규모도 좀 있고 그래요. 이것도 좀 가물가물한데, 보통 50~150달러가 지급되었던 것으로 기억납니다.

이 부분은 회사에서도 지출이 큰 편이라 회사마다 산출하는 방법이 아주 달라요. 어느 곳은 최대 일당 기준으로 매주 10%씩 일일 출장비를 깎는 곳도 있어요. 규모가 좀 큰 곳은 일일 출장비를 애초에 낮게 책정하고 그 출장비를 출장일수에 맞춰 계산해 주죠. 단, 이 경우에도 여비는 무조건 실비 정산해줍니다. 보통은 법인 카드를 주죠.


근데, MES를 다루는 회사들은 영세한 곳이 많아 수당은커녕 여비조차 주지 않고 일비를 주는 곳이 있습니다. 가령, 울산 현대 자동차로 출장을 가는데 일비 7만 원 주고 교통비, 식비, 기타 여비를 처리하라는 식인 것이죠. 이렇게 해주는 회사치고 직원 챙겨주는 곳 들어본 적이 없네요. 일반적으론 실비 처리하는 것이 합리적이고, 일비를 받으면 금전적 손해를 보기도 합니다.

개인 경험상 - 수당은 해외 출장 시 잘 나오고, 여비는 국내/해외 가리지 않고 실비 처리가 일반적

3. 출장 후 휴일

이건, 회사마다 달라서 알 수가 없네요. 제 경우엔 국내/해외 출장 가리지 않고 일단 늦은 시간에 복귀하면 다음 날 오전이건 하루건 회사에서 쉬게 해줬습니다. 출장 강도와 복귀 시간에 따라 팀장님이 결정해 주셨죠.


보통은 해외 출장 다녀오면 정말 큰 일 치른 거라 특별 휴가를 며칠씩 주기도 합니다. 셋업 때문에 출장을 간 건데 셋업이 끝났다는 건, 고객사에 장비 설치가 100% 완료되었다는 뜻이기에 큰일이죠. 이 시점에 고객사가 장비를 이용해 수익을 내기 시작하는 겁니다.



자동차 영업하는 분들의 처지에서 보자면, 계약서에 사인받고, 계약금 받고, 각종 서류 처리 끝낸 뒤 고객에게 차량을 넘긴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개인 경험상 - 그때그때 다르다.

4. 언어

프로그래머들은 주로 MFC를 사용합니다. 요즘엔 C#으로 많이 넘어가는 분위기인데, 아직도 MFC를 사용하는 곳이 있다면, 제 생각엔 둘 중 하나입니다.

1. 제왕적 fa 개발자가 존재하는 데 그분이 MFC 버릴 생각이 없음

2. 워낙에 팔린 장비가 많아 함부로 손대기 힘든 상황

1번 케이스 - 1. 여느 분야 건, 제왕적 개발자가 존재합니다. 이전 회사에서도 있었는데, 딱히 팀장급 인력도 아니고, 그렇다고 창립 멤버도 아닌데 무슨 이유로 그런 위치에 오른 것인진 모르겠습니다. 다만 학력이 좋고 회사에서 애지중지한다는 건 알고 있었어요.

1번 케이스 - 2. 작은 장비를 만드는 곳인데 창립 멤버가 MFC를 밀어붙이니 별수가 없더군요. 오래도록 함께 하다 보니 fa 개발자들 사이에선 그분의 말이 진리이자 가야 할 길이었습니다.


2번 케이스. 정말 손대기 힘든 상황은 팔린 장비가 많은 경우죠. 이건 딱히 장비 회사만의 문제라기보단, 모든 회사가 가진 딜레마라 생각돼요. 인기가 좋아서 잘 팔렸는데, 시대가 변하고 기술이 변했음에도 함부로 바꿀 엄두가 안 나는 상황이죠. 글쎄요. 이 문제에 대해선 저도 모르겠네요.



어쨌든 제 경험상, 이런 부분은 사장님 의지가 중요하다고 봐요. 같은 결과를 얻기 위한 몇 갈래 길이 있는데, 장기적으로 좋은 길과, 단기적으로 좋은 길을 결정하기가 결코 쉽진 않겠지만요.




또 하나 언급할 건, 바로 툴입니다. 아직도 비주얼 스튜디오 6.0 쓰는 곳이 많아요. 개인적으로 6.0은 이제 안 쓰는 게 맞다고 보는데, 이걸 고집하는 회사들이 뜻밖에 많습니다.


굳이 회사가 고집한다기보단, 핵심 fa 개발자들이 고집한다고 보는 게 맞겠죠. 제가 만나본 50대 개발자분은 뒤처지지 않겠다며 C# 공부하기도 하셨는데, 뜻밖에 폐쇄적인 프로그래머들도 많습니다. 이건 이 분야의 고질적인 문제로 보는 편입니다. 분명 문제죠.

개인 경험상 - 사장님 의지가 중요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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