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 전성기 광개토왕의 일생과 업적, 광개토태왕의 위대한 길 서평

광개토왕의 일생과 업적, 고구려 전성기 [광개토태왕의 위대한 길]


오랜만에 빠져든 역사책

광개토태왕의 위대한 길 (저, 김용만)


제가 요즘봤던 책인 퇴계 이황, 김부식과 일연은 왜?, 조조(장야신) 보다 재미있었습니다. 광개토왕이 주인공이란 책의 질적인 무게감을 떠나서, 독자가 책 속으로 빠져들게 하는 김용만 선생님의 능력에 빠졌었네요.


전에 출간된 연개소문도 이 책처럼 빠져드는 매력이 있었는데, 이번에도 빠져드는 책(광개토태왕의 위대한 길)을 써주셨습니다. 김용만 선생님 덕택에, 즐거워진 건 저같은 독자들이네요.


광개토왕을 소재로한 책이나 드라마가 있긴한데, 제 경험상 『광개토왕 주인공인 작품으론 이 책』이 최고라 생각합니다.



광개토태왕 배용준 태왕사신기[고담덕 역의 배용준, 태왕사신기]



사학 계통에 종사하는 사람이 아니어도 이해하기 쉬운 역사책

이 책, 광개토태왕의 위대한 길은 처음부터 끝까지 친절합니다. 잘 풀어서 잘 설명해 줍니다.

책은 총 13장이나 크게는 여섯 파트로 분리해 볼 수 있습니다.


  1. 광개토태왕릉비문 문제 - 삼국사기와의 1년 오차, 영락 17년 조의 정벌 대상.
  2. 어린 시절의 담덕, 광개토태왕.
  3. 왕이 된 담덕이 물려받은 유산.
  4. 거란 백제 신라 후연 왜 등의 정복 활동.
  5. 고구려를 경영하는 태왕과 그의 사람들.
  6. 고구려사에 각인된 광개토태왕.



[고구려 전성기] 광개토대왕 시기 동아시아 지도[고구려 전성기] 광개토대왕 시기 동아시아 지도



그리고, 저자의 머리말에도 적혀 있는 문구를 인용해보면,


"태왕이 꿈을 품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한 인간 고담덕이었다는...."


인간으로서 광개토왕이 겪어온 삶의 애환 등을 엿볼 수 있는 점은 이 책이 가진 또 하나의 매력입니다.


어린 시절의 광개토태왕


374년, 고구려 소수림왕의 동생인 이연이 담덕(광개토왕)을 얻었습니다. 소수림왕에게 아들이 없거나, 있었어도 요절했을 것으로 추정한다면, 탯줄을 자른 지 얼마 되지 않은 어린아이를 바라보는 고구려 왕족들의 시선은 그가 획득한 넓은 영토와 백성들만큼 크고 거대했을 겁니다.



고구려 전성기 광개토태왕[광개토태왕의 위대한 길 서평]



책에선, 갓난아이 광개토태왕이 태어나기 바로 전에 벌어진 일들을 차근차근 설명해 줍니다.


  • 15대 미천왕이 겪은 모용 선비와의 전쟁.
  • 16대 고국원왕이 겪은 전연에의 비극(미천왕 시신의 강탈)과 백제군에 의한 죽임.


증조할아버지와 할아버지가 겪은 비극의 복수는 광개토왕의 큰아버지와 아버지가 이뤄내진 못했습니다.



[고구려 전성기] 광개토대왕비[고구려 전성기] 광개토대왕비



그러나, 17대 소수림왕이 율령 반포와 불교를 통해 왕권 강화와 사회 안정을 꾀하며, 태학의 설립으로 2~30년 후, 광개토태왕의 신하들을 양성했던 점과 18대 고국양왕의 내치를 통해 고구려 얻어낸 사회 안정과 변방 강화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 시대의 고구려에 필요했던 부분들이 채워져 가며 자라난 담덕이 어떤 이상을 꿈꿨는지, 어린 담덕이 젊은 아버지와 젊은 큰아버지를 잃고 괴로워하며, 할아버지의 두 아들이 원했고, 꼭 이루려 했던 것이 무엇인지 그려집니다.



모용선비 고구려 후연[광개토태왕의 위대한 길 서평, 김용만 저]



전쟁과 경제, 그리고 백성을 위한 정책


우리나라 사람들이 광개토태왕을 생각하며 떠올리는 것이 바로 정복 군주입니다. 하지만, 전쟁이란 건 탄탄한 국가 재정이 받쳐주지 못할 경우엔 결코 행동으로 옮길 수 없는 일입니다.


광개토태왕의 위대한 길에선 경제와 전쟁을 연관 지어 설명합니다.


고구려 광개토왕 아시아 지도[광개토태왕의 위대한 길 서평, 김용만 저]



특히나, 광개토왕이 즉위하자마자 거란을 정벌해 얻은 경제적 이득은, 이후의 정복 사업에 큰 뒷받침이 되었으리라 추정됩니다.


거란 정벌의 경제적 가치


  1. 거란에 빼앗긴 고구려인 1만여 명을 되찾는 것 = 인구 확보
  2. 고구려인의 수호자라는 명분 획득 = 백성의 지지 확보
  3. 소, 말, 양, 소금 획득 = 경제적 이익
  4. 후연을 공격하기 위한 교두보 마련


고대에는 인구의 수가 곧 국력입니다. 광개토태왕은 인구를 늘림으로써 국력을 증강하는 동시에 백성의 지지를 얻어냅니다.


거란을 정벌해서 얻게 된 소금 생산지역도 중요한 부분입니다. 한나라 경제가 황제의 권력을 강화하기 위해 오왕 유비(한 고조의 조카)가 전담하고 있는 소금의 생산과 매매 권한을 빼앗은 적이 있습니다. 그만큼 고대 시대에 소금이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고 할 수 있죠.



[고구려 전성기] 광개토대왕 시기 후연 황제 모용희[고구려 전성기] 광개토대왕 시기 후연 황제 모용희



이런 소금 생산지를 고구려 광개토왕이 얻어낸 만큼, 뒤따라올 경제적 이득은 고구려에 풍요로움을 안겨줬을 것입니다. 또한, 소, 말, 양 등은 척박한 땅을 비옥한 토지로 바꿀 수 있는 동물들이기에, 거란을 고구려 내부로 포용함으로써 더 빠르고 강한 경제력을 갖게 되었을 겁니다. 고고학적으로도 이 당시 고구려에선 우경이 이미 시작되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후에 백제, 신라, 후연, 동부여, 후연, 북연 정벌에 나설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이는, 광개토태왕의 큰아버지와 아버지가 물려준 강력한 왕권과 경제력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당시 고구려는 경제 발전을 위해 전쟁을 택한 것이며, 전쟁을 통해 자국 백성을 배불리 먹이고, 전쟁을 통해 국력을 강하게 만들었습니다. 그의 시호 뒤에 평안平安이 붙게 된 이유가 바로 그것입니다.


백성들이 생업에 종사하며 편안히 살 수 있었던 나라가 고구려였습니다. 


광개토왕의 일생과 업적, 고구려 전성기 [광개토태왕의 위대한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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