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황제 성제 사마연 및 반역자 왕돈, 할아버지 유량 [30화]

어린 황제 성제 사마연 및 반역자 왕돈, 할아버지 유량 [30화]


위진남북조 명제 사마소[위진남북조 시대] 명제 사마소


반역자 왕돈은 태녕 2년(324) 8월, 온교를 주살한다는 명분으로 5만 명의 수군과 육군을 이끌고 재차 건강으로 진군한다.

명제 사마소는 대범하게도 말을 타고 고숙까지 이동해 반역자 왕돈의 병력 상황 등을 살피는 등 문무를 겸비한 황제로서의 모습을 보인다.


한번은 몰래 군대의 형세를 정찰하려고 고숙까지 이르렀는데 반역자 왕돈 군영의 병사가 이를 알아차리고 소리를 질렀다.


"이는 보통 사람이 아니다!"


왕돈은 누워 있다가 이 말을 듣고 말했다.

"이는 틀림없이 누런 수염의 선비족 놈이 온 것이다."


동진 황제 사마소의 친모가 연나라 사람이라 그렇게 말은 했으나 추격하여 잡아내진 못했다.


이후 반역자 왕돈은 왕함에게 월성으로 향하도록 명했으나 선비족 단필제의 동생 단수의 공격을 받아 대패했다.


"나의 형은 늙은 할망구에 지나지 않는다! 집안이 쇠락하고 대세 또한 기울어지고 말았다!"


왕돈이 직접 병사를 지휘하려 했으나 이내 병이 도져 곧 진중에서 사망했다. 




반역자 왕돈의 측근 심충이 곧 건강에 당도하여 성을 공략하지만 (미래의 역모) 소준, 유하가 이끄는 군사에 패했다.


왕돈의 부장 전봉은 심양 태수 주광에게 목이 떨어졌으며 건강에서 내통하던 심충 역시 오유란 사람의 집으로 피난 갔다 건강으로 끌려와 목이 베인다.



온교, 위진남북조 동진 명신온교, 위진남북조 동진 명신



왕함은 어정쩡한 위치에 있었으니, 심충의 패배에 겁먹고 수만 명의 군사를 이끌고 퇴각하다 사촌 동생 왕서에게 살해된다.


왕응은 원래 친부 왕함과 강주자사 왕빈에게 몸을 맡기려 했다.


"왕빈은 세력이 강성한 사람에게도 두려워하지 않고 (자기 의견을) 주장하는 인물입니다.


이는 보통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쇠퇴해져서 불우해진 (우리를) 보면 틀림없이 연민의 정을 느낄 것입니다. 왕서는 원칙을 어기지 않는 사람입니다. 어찌 의외의 일을 할 수 있겠습니까?"


왕함은 아들 왕응의 주장을 무시하고 왕서에게로 갔으나 왕서는 이 부자를 물에 빠뜨려 죽였다.



고개지 위진남북조 작품. 비파도고개지 위진남북조 작품. 비파도



반면 왕빈은 왕응이 찾아올 것이란 말을 듣고 은밀히 배를 준비하고 기다렸었다.


반역자 왕돈의 난이 평정되자 전봉과 심충의 삼족은 주살됐고 왕돈은 사후 관에서 꺼내져 꿇어앉은 모습으로 목이 잘렸다. 연루되지 않은 왕씨 중 일부는 제수되어 동진 황제의 왕씨 일가에 대한 신임을 확인했한다.

  • 왕도 -> 태보
  • 왕서 -> 상주자사
  • 왕빈 -> 탁지상서


이런 큰일을 치루고 나서도 동진의 내홍은 끊이지 않았다.




태녕 3년(325), 명제가 사망하고 겨우 다섯 살인 태자 사마연, 성제가 즉위한다. 황후 유씨가 태후가 되어 정사를 일임하니 녹상서사 왕도 대신 중서령이자 태후의 동생 유량에게 권력이 집중된다.



동진 성제 사마연[위진남북조 시대] 동진 성제 사마연



유량은 괴팍하고 도량이 작은 필부였으나 조정에 충성하는 인물이었다.


하루는 어떤 나그네가 미래의 반역자 왕돈에게 말했다.


"유량은 동쪽으로 내려와서 도읍에 쳐들어오고자 합니다."


"나와 원규(유량)는 공히 조신朝臣의 신분이려니와 원래는 그런 신분을 떠나 친하게 사귀어오던 터요, 만약 쳐들어온다면 나는 각건을 쓰고 얼른 오의항(왕씨 일족의 고향)으로 돌아가고 말겠소. 어찌 경계를 엄중하게 할 필요 따위가 있으리까."


왕도는 일찍이 남돈왕 사마종이 우위장군 우윤과 합세해 형인 서양왕 사마양을 내세울까 두려워했지만 명제는 사마종을 신임했다. 그러나 명제는 사마종이 유량과 사이가 좋지 않은 것을 간과했다.



동진 간신배 유량 외척[위진남북조 시대] 동진 간신배 유량 외척


한번은 유량이 늦은 밤에 병상에 누워 있는 명제를 배견하려 하자 사마종이 크게 화를 냈다.


"황궁의 대문이 당신 집 대문인가? 들어오고 싶을 때 멋대로 들어오려 하니 말이야."


도량이 적고 의심이 많던 유량은 원한을 품고 명제에게 사마종과 그 형인 사마양, 사이가 좋던 우윤까지 역모를 꾸미고 있다 모함했다. 명제는 믿지 않았고, 유량을 포함해 왕도, 변호, 치감, 온개 등을 모두 보정대신에 임명하는 유조를 남겼다.




명제 사후 유량은 성제 함화 원년(326) 11월, 사마종이 모반을 꾀한다는 이유로 금군을 보내 죽였고, 친형 사마양도 위호를 깎는다. 당시 사마종의 측근이 소준이 있는 곳으로 도주해 몸을 숨겼다.


유량의 독촉에도 끝까지 이들을 돌려보내지 않았는데, 이는 다시 한 번 동진에 큰바람이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된다.



유씨황후. 동진 성제 사마연 어머니[위진남북조 시대] 유씨황후. 동진 성제 사마연 어머니



이 시기, 여섯 살의 황제 성제는 어느 날, 공부를 끝낸 후 홀연히 유량에게 물었다.


"전에 늘 보였던 백발이 성성한 할아버지(사마종)는 지금 어디에 있어요?"


유량은


"그들은 모반을 꾀하다가 모두 피살됐습니다."


어린 성제 사마연이 울다가 이내 다시 물었다.


"외숙은 다른 사람이 모반해 죽였다고 했으니 만일 다른 사람이 외숙이 모반했다고 하면 어찌할 것이오?"


유량은 크게 당황했고 화가 난 유태후는 성제의 머리를 때리면서 이같이 말했다.


"어린 자식이 어찌하여 그런 말을 하는 것이냐?"


함화 원년 말, 유량의 바보 같은 짓은 시간이 지날수록 도를 넘기 시작한다.


후조 석륵의 군대가 수춘을 여러 차례 공격하자 조약은 여러 차례 상서해 구원병을 청했다. 그러나 유씨 일가는 이를 무시한다. 조약이 분전하여 성은 함락되지 않았지만, 인근 회수 지방은 후조 군의 약탈로 피폐해지기 시작한다.


어린 황제 성제 사마연 및 반역자 왕돈, 할아버지 유량 [3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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