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로 취업하고 보니 생각나는 것 - 학원 출신 비전공자

개발자로 취업하고 보니 생각나는 것 - 학원 출신 비전공자


※ 2012년 2월 24일 작성

※ 직접 경험한 중소기업 기준으로 적음 (직원 수 200명 ~ 10명, 연 매출 400억 ~ 60억)


2016년 9월 9일

아, 쪽팔리네요. 왜 이런 글을 썼지. 반성의 의미로 남겨둠.




학원 출신 비전공자에 대해선 직접 겪어본 단편적인 일들과 주변에서 들었던 얘기를 통해 어느 정도 사정은 짐작하고 있었습니다. 근데, 면접을 보러 다니면서 짐작이 확신으로 변했습니다.


참고로 단체 면접은 이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봤고, 업체에서 학원 출신들 처우 얘기를 들어 본 적은 없습니다. 그래서, 이런 저런 얘기들이 모여서 소문이 되고, 저 같은 경우엔 몸소 사실 증명을 하게 된 셈이죠;;


작년(2011년) 11월, 한창 이력서를 뿌리며 취업을 노리던 시기에 모 회사에서 면접 연락이 왔었습니다. 임베디드 솔루션, SI 병행하던 회사였는데, 임베디드 쪽으로 사람이 필요하다면 면접 본다고 했죠. 그쪽에서도 임베디드 쪽 사람 필요하니 면접보자고 하더군요.

그날, 기업 검색을 해보니 코스닥 상장사고 주식도 주당 3천 원을 찍고 있길래 괜찮은 기업인가...? 하고 생각했었습니다. 면접날 저를 포함한 4명이 동시에 면접을 보게 되었는데, 3명이 학원 출신 비전공자였습니다.


당시 면접관 질문은 이렇습니다.


Q : 객체지향 언어를 영어로 어떻게 쓰나요?

  • 3명 : OOAD이며 (블라블라 뭐라 얘기함)
  • 나 : OOAD요.


Q : 연봉을 포함한 급여 조건은 알고 오셨나요? (식대 제공 X)

  • 2년 차 : 네. 2200으로 알고 있습니다.
  • 3년 차 : 네. 2200으로 알고 있습니다. 회사에 친구가 있습니다.
  • 3년 차 : 네. 2200으로 알고 있습니다. 별도 수당은 없다고 들었습니다.
  • 나 : 몰랐는데요.


Q : 다들 입사 지원을 하게 된 동기가 무엇인가요?

  • 3명 : (뭐라 뭐라 얘기함)
  • 나 : 면접 제의를 먼저 받았습니다. (면접관 당황함. 내가 왜 그 자리에 있는지도 모르는 사람과 면접 봄)


Q : 프로젝트에 참여하면, 배경이 되는 기본 지식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 3명 : (뭐라 뭐라 얘기했는데, 배워야 한다면 배우겠다고 함)
  • 나 : 그거 모르면 시스템을 어떻게 이해하나요? 소스'만' 보고 이해해요?


어처구니없는 질문이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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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먼저 찾아오라고 했던 회사에서 나보고 입사 지원 이유를 말해보라니 ... 더군다나, "우린 양아치처럼 면접 결과를 알려주지 않거나 약속을 어기진 않습니다."라고 말해놓고 연락하지 않았어요. 알아서 양아치 증명까지 하는 거 보고 정말 양아치 같은 기업이구나 싶었습니다.


물론, 하도 기가 막혀서 면접 태도가 불량했던 저에게도 잘못은 있습니다. 하지만 제 눈을 보면서 양아치 어쩌고 하던 그 면접관의 눈빛은 가증스러워 잊히질 않네요.

당시 면접관이 마음에 안 들었던 건,


1. 면접 시간 25분 늦춰짐

-> 면접자 한 명이 20분 늦게 옴


2. 이력서는 면접 자리에서 처음 본듯함

-> 이건 추측


3. 이력서에 나온 이름을 자꾸 잘못 읽음

-> 면접관으로서 기본 소양이 엉망


4. 말하거나 들을 때 고개를 숙이고 눈을 마주치지 않음

-> 역시나 면접관으로서 기본 소양이 엉망


5. 면접자에게 중간중간 반말 섞음

-> 해봤니?, 그래, 등등. 이 정도라면 원래 성격 자체가 엉망


본인이 서울권 4년제 대학 출신이며 인사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는 얘기를 묻지도 않았음에도 했다는 점에 비추어 보면, 면접자들을 매우 깔봤다고밖에 생각할 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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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에 그냥 나오려고도 했으나 약속하고 참석한 자리인데 뛰쳐나가기도 힘들고 말이죠. 대기실에서 학원 출신 비전공자란 점 때문에 걱정이 많으셨던 한 분은 계속 멘트를 연습하시던데, 면접관이 왜 그런 식으로 행동했나 안타깝습니다.


반말을 섞는 건 정말 최악이었죠. 나름 상장된 회사임에도 불구하고 ... 그리고 제가 원래 근로 조건도 모르고 왔다는 사실을 인지하자, 저한테는 질문을 멈추고 세 분에게만 했습니다.


☆ 뒤 얘기는 줄이고,

학원 출신 비전공자들이 높지 않은 연봉으로 계속 취업하는 겁니다. 신입도 아니고, 그래도 경력자인데 퇴직금 포함에 별도 수당도 없고, 식대라곤 야근을 해야만 한 끼 대주는 것에 만족한다니요.


물론, 각자 상황이 다르고 추구하는 바가 다르지만, 대의적으로 봤을 때, 이런 식으로 낮은 연봉에도 만족하며 취업하는 태도에는 문제가 있습니다.


다른 직종은 모르겠으나, 이쪽 계열에선 4년 차에 저 정도 연봉이라면 문제가 있습니다.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것이 본인이란 생각을 못 하는 것인지 의문이네요.


더구나, 학원 출신 비전공자들 덕택에 전공자들 연봉이 후려쳐진다는 것도 모르시겠죠. 전에 다른 포스팅[링크]을 하면서 SW 프로그래머는 미취업자들의 대안 직업이 아니라는 신문 기사를 인용했었습니다. 아쉽게도 지금도 만연한 대안 직업 인식 때문에 악덕 회사들이 활개 친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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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회사가 영세한 규모라면 어느 정도 이해는 하겠지만 ... 제가 보기에 학원은 기존 개발자들의 능력 신장을 위한 곳으로 변해야 하고 SW 개발자를 대안 직업으로 생각하고 달려드는 비전공자들은 생각을 바꿔야 합니다. 대안 직업이라 생각하고 달려들면 저 정도의 연봉에 만족해야해요.


결과적으로 연봉 후려치기와 개발자를 소모품으로 생각하는데 도가 튼, 동네 양아치급 악덕 사장들만 배가 부를 뿐이고, 학원에서 쉽게 배워 쉽게 취업할 생각도 멈춰야 합니다. 반면, 학원을 나와서 내 적성을 찾았다면 다행입니다. 직업 만족도는 연봉에 상관없이 높은 수준일 테고, 그만큼 더 좋은 직장으로의 이직과 함께 연봉도 적절하게 받으시겠죠.




ps1. 왜 당시에 면접관이 날 몰랐느냐 ... 아마도 PM 성격이 지랄 맞고 을이나 정 업체에서 날라온 상관인지라, 어떻게든 대가리 숫자만 채워서 면접관의 성질을 건드리지 않으려고, 말단 사원이 나에게 전화를 했던 것으로 추측됨.


ps2. 낮은 단가로 학원 출신 비전공자들을 고용하면, 결국 갑 기업의 임원은 지출 비용을 감소 성과를 달성함.


ps3. 2년 6개월짜리 NHN 학원. 논란이 많으나 NHN은 대체 무슨 이유로 외국에는 컴공과가 없는지 생각해 봐야 함.


※ 2013년 9월 1일 추가

이때 잘못 알고 있었는데, 외국에 컴공 있습니다. 프로그래머로 사는 법이란 책을 보면서 알게 됨.


※ 2015년 4월 24일 추가

지금 NHN이 정책을 많이 바꿨는데, 아무래도 돈 때문인 듯. 예전 미국의 아타리 쇼크와 비슷한 모양새입니다. 전문가는 무슨 ... 돈만 밝히는 MBA 출신들만 모아놓았다가 망한 케이스죠.


MS도 엔지니어 이사들 내쫓고 피를 보고 난 뒤에야 MBA들 내쫓고 요즘엔 다시 엔지니어 출신 이사들 불러들입니다. 그러니, 일은 뭐든 전문가에게 맡기는 게 제일 좋은 듯. MBA는 말만 좋아서 MBA지 미국이건 한국이건 MBA 출신이 건드려서 잘된 케이스를 못 봤음.


개발자로 취업하고 보니 생각나는 것 - 학원 출신 비전공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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