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영업직무 잠시 겪어본 프로그래머 썰, 기술 영업 사원 어렵다
- 블라블라
- 2019. 2. 1.
IT 영업직무 잠시 겪어본 프로그래머 썰, 기술 영업 사원 어렵다
영업직 직원들은 영업 관리에서 좋은 실적을 목표로 합니다. 하지만 사람 마음을 움직이는 과정은 쉽지 않습니다. 오늘도 발로 뛰는 영업직 사원들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저는 몇 해 전 장비 회사에 재직할 때 어쩔 수 없이 기술영업하는 분들과 전국을 순회했었습니다. 장비 구매 의사를 밝힌 전국의 많은 업체를 한 번에 도는 일정이었습니다. 장비는 그 자리에서 안전하게 구동되어야 하고, 소프트웨어에서도 일부 수정하여 시연해야 했습니다.
IT 영업직무 담당하는 임원1, 기술 영업 사원2, 소프트웨어 개발자1, 기구/전자 엔지니어1 까지 총 5명이 무려 한 달간 함께 다녔었네요. 이때 제가 느낀 건, IT 영업직무 참 어렵다는 겁니다. 내가 영업을 잘하는 것과 회사에서 판매하는 영업 아이템이 다를 수 있습니다. 그래서 회사 주력 아이템 잘 판다고 소문난 영업 사원을 비싸게 채용하기도 합니다.
◆ IT 영업직무 적성
제가 지켜보니 영업사원 최대 고민은 아이템입니다. 회사 아이템에 흥미 없고, 적성 안 맞고, 비전도 안 보이면 실적이 안 나옵니다. 적게 나오는 게 아니라 계약 건수 자체가 0입니다.
분명히 나와는 맞다고 생각해 맡은 업무일 텐데, 막상 다뤄보면 안 맞아요. 퇴사를 결심하면, 비슷하거나 같은 업종의 다른 아이템을 노립니다. IT 회사 중 일부는 공장을 세워 양산할 만큼 규모가 큰 곳도 있습니다. 겉으로 보기엔 회사가 성장하고, 외부에서 수상자로 선정될 만큼 튼실해 보이죠.
하지만, 회삿돈으로만 공장 올리는 IT 장비 회사 거의 없습니다. 빚내서 올립니다. 그러다 보니 외부에서 보면 커 보이는데 실제론 작은 회사도 많아요. 그룹사라면 적자를 그룹사에서 막아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제가 몸담았던 회사가 딱 이 케이스입니다. 그룹사에서 적자를 메꿔주고 해외 담당 부서까지 지원하지만, 실제로 일할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외부에서 인력을 수혈하기엔 비용이 많이 든다고 판단해, 과장급 영업사원을 아주 혹독하게 트레이닝시켜 해외 영업을 맡기려 했어요.
[마케팅 분야 채용 및 현실 전망]
IT 기술 영업에서 중요한 건 장비를 매혹적으로 포장하는 멘트입니다. 그리고 눈으로 볼 수 있도록 시연도 필요합니다. 물론, 안전해야 합니다. 성능 좋은데 10번 쓰면 1번씩 손가락 잘리는 사고가 발생하면 누가 사려고 하겠습니까. 그만큼 기술 영업 사원이 장비를 200% 이해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부속품이나 회사 현장 상황도 잘 알아야 하죠.
그래서 일부러 엔지니어 2명 대동하여 무려 한 달간의 일정을 잡아 전국을 돌아다녔죠. 15개 회사에 다니며 현장 분위기, 현장에서 사용하는 말투, 습관, 그들의 니즈 등을 파악했습니다.
불행히도 그 당시 과장님은 괴롭게 한 달을 보냈습니다. 유부남이셨는데 밤마다 아이들과 영상통화 하는 모습도 안쓰러웠죠.
◆ 특별한 아이템
제가 이 당시 깨우쳤던 것은 IT 영업 사원에게 필요한 기술 영업 결과는 이겁니다.
- 내가 영업을 잘할 수 있는 아이템이란 세상에 없다
- 다른 회사에서 올린 실적은 그 회사 실적일 뿐이다
- 일에 대한 흥미와 애착은 실적 뒤에 쌓인다
- 수많은 어려움을 겪어야 성장하는 게 영업사원이다
- 영업사원은 계약서로 나를 증명한다
IT 장비 회사 다녀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우리나라 중소/중견 IT 기업에서 파는 장비들은 평범하지 않아요. 산업 현장에 특화된 장비가 대부분이라 어디 가서 이야기하면 다들 몰라요. 그래서 재미를 못 느껴 쉽게 흥미를 잃고 퇴사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함께 일하는 동료, 회사 분위기, 워라벨은 둘째치고 아이템 자체가 재미없어서 그래요.
[마케팅 분야 채용 및 현실 전망]
IT 영업직무 취업한 분들은 내가 IT에 맞다고 생각하시지만, 실제로 IT 영업을 하다 부딪히는 기술적인 문제 어떻게 해결하시나요? 아마 엔지니어에게 물어서 해결할 겁니다. 그럼 바로 이해가 되나요? 각종 용어를 섭렵해야 대화가 통합니다. 이런 과정이 고통스러워 그만두는 분들을 저는 종종 봐왔습니다.
특정 산업분야에 특화된 장비, 또는 기술, 또는 솔루션이다 보니 미래 전망이 밝을지 ... 그것도 계속 물음표로 남아요.
[마케팅 분야 채용 및 현실 전망]
◆ IT 영업직무 어려움
IT 분야에서 영업 직무 담당하면 한마음으로 공감할 내용이 있습니다. 바로, 스트레스받는 엔지니어들의 말말말이죠.
- 해당 기능은 구현할 수 없다
- 밀린 일정 있어서 6개월 후에 시작할 수 있다
- 전에 안 된다고 했는데 왜 또 이야기하냐
- 기구에 문제가 있는데 나보고 어쩌라고?
- 전자 쪽에서 내 문제라고 그래? 확실해?
- 문제가 생기면 왜 나한테 이야기해?
영업사원 ... 고객사와 사내 엔지니어 사이에 끼어서 곤란한 상황이 한두 번이 아닐 겁니다. 이것도 이겨내며 일을 진행해야 하는데, 성격이 안 맞아서, 일에 흥미를 잃어서, 용어가 어렵습니다. 거래처에선 100원 손해 봤다고 이전 관계는 모두 잊은 듯 듣기 거북한 소리를 쏟아냅니다.
[마케팅 분야 채용 및 현실 전망]
사내 엔지니어들도 자신에게 짜증을 내면, 내가 뭘 잘못했길래 나한테 이러나 자괴감마저도 듭니다.
마지막으로, 저는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머입니다.
IT 영업직무를 담당한 적은 없습니다.
하지만, 기술 영업으로 롱런하여 임원이 된 분들의 공통점은 발견했습니다. 연관성이 없는 여러 분야에서 많은 실적을 올렸는데, 한 분야에서의 성공이 다른 분야에서의 성공을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더 적고 싶은 글이 있지만 이만 줄입니다. 아마 IT 영업직무 담당하는 분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게 되면, 지금 적지 못한 글을 그때는 적게 될지도 모르겠네요.
마지막으로, 기술영업이라는 게 옆에서 지켜보니 되게 어렵습니다. 자동차 영업사원처럼 차를 타고 누릴 즐거움을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구체적으로 솔루션을 도입했을 때 발생할 경제적 이득을 어필해야 합니다. 정량적으로 데이터를 뽑아 보여주고 증명해야 합니다. ... 전 못하겠더라고요 ... 영업 사원의 술자리도 허탈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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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ritten by yowon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