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세(637년)에 황궁에 들어온 무측천은 입궁한 지 두 달이 지나도록 황제 당태종을 가까이서 볼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온종일 액정궁의 태감들로부터 황궁의 규칙과 예의, 용어를 배우며 온갖 잡일을 도맡아 해야만 했다. 측천무후로선 황제의 눈에 들어 관등에 오르기 전에는 이 고단한 삶이 개선될 여지가 없었다. 무측천의 주위에는 황제의 얼굴 한 번 보지 못하고 늙은 궁녀들이, 어떻게 황궁에서 살아남아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예가 부지기수였다. 유력한 집안의 딸이거나 재물을 써서 힘 있는 태감이나 궁녀를 매수하지 않고서는 수많은 궁녀를 제치고 황제를 만날 수 있는 길은 요원했다. 14세의 무측천은 일반 소녀는 구경도 하기 힘든 황궁에 후궁으로 뽑혀 들어와 장밋빛 미래에 한껏 부풀었었지만, 이내 황궁의 냉혹하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