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10년차 프로그래머] 30대 후반 40대 초반 고민거리

10년차 11년차 개발자가 되면 생각이 또 바뀔지 모르겠네요.

30대를 넘어 이젠 40대 프로그래머를 생각하는 위치입니다. 나이가 들면서 주니어, 시니어 개발자를 바라보는 시야도 바뀌는 것 같습니다.


아재가 되어가는 이 기분 ... okky에 비슷한 생각을 글로 남긴 분이 있었네요.

일단 그분 글을 인용하고, 9년차에 접어든 제 생각을 추가해 보려고 합니다. 곧 10년차 배 나온 아저씨 프로그래머는 뭔 생각을 하며 사는지 주니어 여러분께 공개합니다.


30대 후반(곧 10년차)에 하는 생각 몇가지 [원문 링크]


1. 회사 일은 내 일이 아니구나

야근을 해 가며, 건강을 바쳐가며 책임감을 느끼고 했던 회사일. 자기개발 한다고 이곳저곳 쫒아다니며 사비를 털어가며 책 사가며 익힌 나름의 지식도 많은데, 이곳 떠나면 제가 가져갈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더군요. 참고로 현재 비IT 업무를 보고 있습니다. IT 분들은 사정이 괜찮으신지요.


그때 함께하던 사람들 어디있을까. 그때 함께하던 사람들 어디있을까.


2. 회사 사람은 내 사람이 아니구나

사회에서 알게 된 사람들.  매일 밥상 마주 앉으며 평생 갈 것 같이 친했던 그들. 개인 사정으로 이직을 몇 번 하고 나면 관계의 끈도 옅어지고 나중에 경조사에 연락조차 쉽지 않더군요. 언젠가부터 회사 사람들에게 많은 정을 주지 않고 있습니다.


결국, 남는 건 고등학교, 대학교 때 뒹굴었던 오랜 친구. 그리고 가족. 서로 잠깐은 토라져도 그 자리 그대로 있어 주는 존재들. 고맙다.


3. 건강 우습게 볼 게 아니구나

늘 건강 조심해라를 '파란불 보고 건너라' 정도로 가볍게 여겼는데, 허리를 다쳐 병원에 누워 은퇴 후 할 수 있는 일을 적어보니 몇 개 안 나오더군요.. 다시 회사에 복귀하고 다니고 있지만,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건강하지 못하면 아픈 게 아니라 굶습니다. 가족까지.

4. 아버지가 대단하다

본래 몸이 왜소하지만 더욱 조그마해지신 백발의 아버지. 어릴 땐 집에 오면 수다도 떨고 이야기도 나누시면 좋아으련만, 말없이 구석에서 늘 몸을 눕히셨던 이유를 알겠네요. 맨정신에 힘들지요. 맨정신에. 고생 많으셨어요.



모두 공감 갑니다.


9년차인 제 생각을 몇 개 추가해볼게요.



5. 40대 개발자의 꿈과 목표와 현실

나이 들면 현실을 위해 꿈을 포기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아니더라고요. 40대 넘어서도 꿈을 위해 이직할 수 있어요. 꿈과 현실을 모두 잡을 기회가 40대에도 생깁니다. 이상과 현실의 괴리 보단 꿈을 위한 목표를 구체화할 수 있어요.


11년차 연봉은 얼마나 될까 ... 보단 쓸데없는 생각만 많아진 9년차.11년차 연봉은 얼마나 될까 ... 보단 쓸데없는 생각만 많아진 9년차.


6. 프로그래머, 관리자와 실무자 사이의 위치

30대 중반을 넘어 후반으로 가면 회사에서 포지션이 애매해집니다. 실무자도 아닌데 관리를 겸하고, 관리직도 아닌데 실무에서 손을 조금 떼어야 하고요.


저는 농담처럼 "평생 대리로 살았으면 좋겠다"라고 합니다. 과장급이 되면 회의에 자꾸 불려가요. 그리고 얼마 안 되는 후임들 챙겨야 하고, 관리직 상사를 위해 자료 준비에 회의 자료 만들어야 하고요. 이것 때문에 실무에서 조금 손을 떼어야 합니다. 좋다? 나쁘다? 그런 문제가 아니에요.


7. 새로운 툴이 나오면

회사 장기 프로젝트로 진행하고 있는 게 윈도우10 대응입니다. 무려 2년에 걸쳐 천천히 기존 솔루션을 비주얼스튜디오 2017, 윈도우10 64비트로 컨버팅하고 있습니다.


예전엔 신기술, 새로운 문법이 등장하면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는데요. 9년차인 요즘엔 기존 솔루션 적응 방안이 먼저 떠오릅니다. 똑같이 호기심이 생기긴 하는데, 신기술 바라보는 관점이 조금 바뀌네요.

8. 야근

야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자꾸 생기네요. 효율적인 업무 진행을 위해 팀원들끼리 공유할 자료가 필요해요. 프로그래밍 자료 만들고, 원래 업무 처리하고, 회의 다녀오고, 현장 작업자 미팅도 하고 그러면 자연스레 일할 시간이 적네요. 10년차가 되면 더 심할 거 같아요.


업무 효율화를 왜 모르겠어요. 다 필요한 일이라 하는 건데, 일할 시간이 줄어드는 건 어쩔 수 없네요. 저야 투덜대는 정도로 끝나지 대기업 조직 특성상 과장, 차장급 이상은 일 잘하고 효율적으로 처리해도 이상하게 야근을 자꾸 합니다.


잘 배우고 잘 가르쳐야 하는 30대 후반, 40대 초반잘 배우고 잘 가르쳐야 하는 30대 후반, 40대 초반


9. 아는 것, 배우는 것, 가르치는 것

경력을 잘 쌓았다는 걸 증명하는 연차이기도 합니다. 중소기업, 중견기업 다니다가 9년차 되어서야 대기업에 왔습니다.

제가 알고 있는 지식이 회사에 도움이 되리라 판단해 팀장님이 절 뽑았습니다. 전 회사 솔루션을 배워야 합니다. 그 사이에 신규 솔루션 때문에 다른 직원 가르칠 일이 생겼습니다.


여기서 느낀 건, 아무리 이론과 실무를 떠들어 봐야 소용없다는 겁니다. 제가 쌓은 경력을 기반으로 설명해야 합니다. 팀장님부터 신입사원까지 다양한 연령, 경력 소유자에게 잘 통하는 건 결국 실무 이야기입니다.


30대 중반 되면, 과거를 자꾸 돌아보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솔루션 생명주기는 얼마나 될까요? 길면 길수록 좋을까요?


제 생각엔 똑똑한데 부지런한 사용자가 많을수록 생명주기는 짧아지는 것 같아요. 세상은 변하고 업무가 익숙한 작업자들이 더 편한 것을 요구합니다. 그래서 똑똑한데 부지런한 고객님들에게 연락이 자주 와요.


나이 들수록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건, 삶의 여유입니다.

일할 때도 여유를 찾아야 하고, 여유롭게 놀러 다닐 줄도 알아야 하죠. 여유를 갖출 수 있는 능력도 갖춰야 하고요. 여기까지 곧 10년차, 9년차 넋두리였습니다.


일본 할머니 70대 개발자일본 할머니 70대 개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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