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 개발자 향한 왜곡된 인식이 학생들을 오염시킨듯 (부족한 고급)

※ 2011년 8월 21일 최초 작성

원래 제목 : SW 개발자에 대한 왜곡된 인식이 학생들 마저 오염시킨듯


1. 컴퓨터 공학과 졸업자

그간, 뉴스나 사회에선 오로지 현직 프로그래머와 SW 산업 구조에 촛점이 맞춰져, 실제 SW 개발자로 진로를 희망하는 학생들에 대한 글을 거의 못 봤습니다.


개인적인 시각이라 다른 분들은 동의하지 않을 수 있겠으나, 현재 대학원 재학중(학생)인 제 입장을 말씀드립니다.

요즘 졸업하는 컴공 관련 학생들을 살펴보면 몇 가지로 요약됩니다.


  • 간절히 SW 개발자로 취업해 개발자로 은퇴하고 싶음
  • 대기업, 공공기관을 노리며 토익 점수에 혈안
  • 토익은 되는데 코딩이 안되서 학원 수강
  • 전공에 뜻이 없어 다른 직종을 원함


그렇다면, 이 학생들이 현재 생각하는 자신의 미래는 뭘까요. 고급개발자? 황혼의 프로그래머?


자의적이든 타의적이든, 개발자 수명이 대한민국에선 짧고, 야근 많고, SW 자체를 한국 사람들은 공짜라 생각합니다. 이 직종에서 밥벌어 먹고 살기 힘든 걸 알아요. 아직 학생이지만 프로그래머로서 큰 성공을 미리 포기합니다.


워즈니악 얘기를 들려주고 뉴스에서 펑펑 터뜨려도, 여긴 대한민국이라 물건너 산건너 외국 얘기일 뿐입니다.


sw 개발자 컴퓨터 공학과[한국 프로그래머 현실, 컴퓨터 공학과 진로]


2. 개발자를 그만두는 개발자들


위 글에서는 회사가 중급 개발자 이상을 원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회사는 중급 SW 개발자를 쫓아내는 현실을 정확히 꼬집습니다.


이 현실을 학생들은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영어에 목메고, 어차피 10년 이상 못할거....라면서 프로그래밍 개발 이론에 대해선 손을 놓아버립니다.


그러다 보니, 10줄로 완성될 코드가 20줄, 30줄로 늘어나고, 국가적으로 보면, 대학 전공 출신이 비전공 학원 출신이나 다를게 없다는 평판이 나오는 게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3. 성공하지 못하는 프로그래머


위 칼럼에선 이미 유명한 왜곡된 SI, 엉성한 개발자 관리 부분은 넘기고 개발자들의 스킬 부족과 닫혀진 태도를 언급합니다.


처음 언급했듯, 학생들은 개발자 생명이 길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적당한 코딩 실력 + 진급을 위한 영어 + 좋은 인맥을 만들어 (프로그래머는 어차피 10년안에 관둘거) 40대를 준비하려 합니다.


그러니, 단순한 ShortHand 기법도 습득하지 못한채, 취업하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칼럼에서도 지적했듯, 후진적인 기업 문화에서 개발자들은 소모품이고, 소모품이란 인식은 경영진 뿐 아니라 함께 일하는 타부서 동료들도 가질테니, 학생들은 이미 잠재적인 피해의식을 가진채 취업합니다.


당연히 공격적이고 폐쇄적인 직장인이 될 가능성은 인기 학과 학생들에 비해 높을 수 밖에 없습니다. 잠재적인 피해의식이 실제 필드에서 알 수 없는 형태의 차별로 이어지고, 이를 몇 차례 겪게되면, 자연히 겉으로 표출될 수 밖에 없을 겁니다.


거기에 더해, 이런 사회 풍토를 비웃기라도 하듯, 15년이 넘는 세월 동안, 정부는 학생들을 벼랑 끝에서 떨어뜨리고, 살기위해 나뭇가지라도 잡은 사람들의 희망도 꺾고 있습니다.


개발자 성공하지 못하는 프로그래머[한국 프로그래머 현실, 컴퓨터 공학과 진로]


4. 지경부의 세금 낭비


2011년 1월 16일. 지경부는 SW 개발자 1천명 양성을 위해 취업과 연계한 사업을 추진했으나, BK21을 겪은 저희 세대(03)는 안 믿어요. 후배들에게 BK21을 말하는 것도 부끄럽습니다.


그저 돈만 받아다 학점 3.0 넘으면 장학금 지급, 실습실 PC 교체, 담당 교수 노트북 한 두대 충당해준 정부 지원을 믿지 못하죠.


어느 정도의 성과라면 고가의 실습 장비를 샀기에, 취업을 해야만 해볼 수 있는 것들을 학교에서 경험했다는 것일까요?


※ 2015년 4월 24일 추가

고가의 실습 장비는 오히려 학교에 더 많습니다.

회사에선 의외로 싼 장비를 (억지로)애용합니다.


구인난의 근본적 원인은 왜곡된 사회 인식이고, 이것을 악화하는 건 정부 정책입니다. 고작 인력 부족 해결책이 신규 인력 양성이라니?


개발자 못하겠어서 ... 이런저런 업체들의 전산실로 도피 아닌 도피 떠난 분들만 다시 필드로 모셔와도 인력난은 상당히 해소될 겁니다. 인력 부족 현상은 정말 능력 갖춘 사람들이 모자라서 벌어진 일이 아닙니다.


고작, 6개월 가르치고 고급이란 이름을 붙여 필드로 보내봐야 대기업에서 싸게 부려먹고 쉽게 버릴 수 있는 하급 인력만 양성될 뿐 ... 정부 입장 자체가 SW는 짧게 배워도 훌륭한 산출물을 내놓을 수 있다는 것이라, 정부에 뭔가를 기대하긴 힘든 게 현실입니다.


SW 개발자 인식[한국 프로그래머 현실, 컴퓨터 공학과 진로]


5. 대안직업 = 개발자?

이런 부분을 노골적으로 꼬집은 게 지디넷코리아 사설입니다.



  • 중고급 인력 보단, 저임금 초보 웹 프로그래머 위주로 양산
  • 초보 인력 공급 과잉에 현상 발생
  • IT 직종 브랜드 가치는 완전히 추락
  • 많은 IT 인력들에게 고통과 불신을 안김 (누가? 정부가!)

고급 프로그래머 및 아키텍트를 양성한다?


  • 고급 개발자 양성한다는 말 = 이승엽, 박지성 같은 프로 선수를 양성한다는 말 (현실성 없음)
  • 고급 개발자 및 아키텍트는 교육 기관, 대학에서 양성할 수 있는 인적자원이 아님
  • 고급 개발자의 모든 역량은 경험으로 축적됨
  • 국내에 고급 SW 개발자가 많이 부족하고 아키텍트급 인력이 거의 전무한 이유 = 인력이 양성되지 않아서?
  • 미취업자 대상으로 개발자를 양산하고, 단기 교육을 통해 고급 개발자와 아키텍트를 대량으로 만들어 내겠다는 생각은 실소를 자아냄
  • 사람이 없어 성공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다. 성공해야 사람이 모이는 것이다.


또, 인용할 2007년의 문제도 여전히 문제점으로 남아있습니다.


왜곡된 인식 소프트웨어 개발자[한국 프로그래머 현실, 컴퓨터 공학과 진로]


6. 경영진이 먼저 바뀌어야 한다


7년전 볼때와 달라졌는데, 과거 한국에선 "프로그래머들이 왜 저렇게 일하지?" 이런 생각을 가졌었다. 룰도 지키고, 공유도 하고 그래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개발자를 봤었다.


이번에 나온 책은 예전처럼 프로그래머 관점이 많지만 그 관점을 경영자쪽으로 많이 바꿨다. 미국과 비교하면서 근본적인 문제는 개발자가 아니라 경영진에 있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거창하게 이런저런 말들을 했는데, 5년전, 10년전 사회 인식은 지금도 여전하고, 현직에서만 돌고돌던 말들이 이젠 온 사회에 퍼져서 장차 SW 개발자로 취업할 학생들의 동기 부여마저 꺾고 있습니다.


대학원 진학 전에 부모님이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 학원만 나오면 취업 잘 된다. 대학원가지 말고 바로 학원을 가라.
  • 소프트웨어는 도대체 어디에 쓰는거냐? 그런거 만들면 돈은 많이 버냐?

크게 이 두 가지 때문에 대학원 진학을 반대하셨었는데, 요즘은 두 분 다 신문 기사도 찾아보시고 하셔서, 그간에 가졌던 편견은 버리셨습니다.


자동차에서 사용되는 네비게이션이 임베디드 분야이고 그안에 보이는 지도가 SW라는 걸 아셨거든요.


허나, 이런 인식은 너무나도 일반화되어서 온 사회에 뿌리내리고 있습니다. 안드로이드 어플은 그냥 어플이지 그게 왜 소프트웨어냐고 따지는 사람도 많습니다.


지하철과 버스를 탈 때 사용하는 카드 리더기는 그냥 기계지 거기에 소프트웨어가 왜 있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7. 진짜 위기는 아직 오지 않았다

지금은 말로만 개발자가 부족해 질거다 ... 인력난이 올거다 ... 라고 말는데, 지금 시점에서 더 위험한 건, 아예 개발자 자체를 직업으로 삼고 대학 진학을 목표하는 중고생이 말라가고 있다는 겁니다.


지금이야 정말 능력을 갖춘 사람이 부족해서 인력난이 온 건 아니지만, 10년 후엔 정말 능력을 갖춘 사람이 없어서 인력난이 올테고, 프로그래머 정년을 70까지 보장해도 사람이 없을 겁니다.


현재, 우리사회에서 SW 개발자에 대한 왜곡된 인식이 재학생 뿐만 아니라 중고생들까지 오염시키고 있습니다. 진짜 심각한 문제는 오지 않았습니다. 컴공 관련 학과의 충원률이 매년 떨어지고 있다는 게 진짜 무서운 겁니다.


ps. 한 쪽으로만 쓴 포스팅입니다. 반대쪽도 있다는 것을 생각해 주세요. ... 여기선 다루지 않았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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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8)

  • 취업준비생
    2016.05.10 01:58

    잘 읽었습니다..
    참 우리나라 IT현실 슬프죠..
    저도 국내에서 3년정도 웹쪽으로 커리어 쌓고, 어학공부해서 일본에서 IT개발자로 좀 생활을 해보고싶네요...ㅎㅎ
    그런데 국내에서 취업이 안되니.....하하하하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31살 먹고, 가릴건 가리곸ㅋㅋㅋㅋㅋ 나름 저의 논리는.. 찬밥뜨신밥 가릴처지는 아니지만, 먹고 체하지는 말자주의거든요..

    1번 회사는..연봉 + 퇴직금포함 + 사원3명만이 있는 역피라미드 구조
    2번 회사는.. 날 뽑더니.. 일단은 CS업무를 해보자 ~_~;; + 업력은 오래 되었으나 회사가 못크는 이유를 나가보니 알겄음..
    3번 회사는.. ;;; 아니 근로계약서를 안쓰는 회사는 처음;;;...;;;; 어이없기도 하고.. PHP를 보니..아 비전이 안보이는 소스구나 하고 나옴..

    하하하;;;;;;;;;;;;;
    전 정말 미친놈인듯.....

  • 우연히
    2017.01.04 03:15

    우연히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일부러 첫 단추를 SI로 들어가 3년 빡쌔게 경험해보고
    뉴질랜드쪽 직장 잡아서 이제 6년차쯤 되어가네요. 저는 이 지옥같은 대한민국은 절때 IT 강국이 아니라 말해주고싶네요
    글 너무 공감합니다...
    SI뿐만 아니라 동기들이 간 곳 대부분 IT가 비슷하더군요
    학원생을 비하하는건 아니지만
    우리나라는 IT = 학원생 이란 인식이 너무 강하고 단순 건설장 일용 노동직 수준으로 생각하는 현실에서
    단순 코더가 아닌 진짜 Developer가 되고싶으신 분들은 미리미리 해외 취업 준비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혹시나 비전공자 중 IT뱅*같이 학원 광고에 설마라도 혹하시는 분들이 없길..
    몇년을 공부해도 끝이 없는 학문에서 5개월, 7개월 속성반이라니....
    이 곳 개발자들이랑 이런 얘기하면 걔네들은 대한민국 비웃습니다....ㅎ

    • 2017.01.04 04:02 신고

      그래도 요즘 야근이나 될데로 되란 식의 코딩을 하는 곳이 줄어드는 게 사회 분위기라 저는 미래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보는 편입니다.

      다만, 이전엔 그렇지 못했죠. 이건 다들 공감하실 겁니다.

      김, 노 정부 시절에 개념없이 학원을 너무 늘려놔서 제대로 자리 잡는 데 시간이 좀 걸리긴 하겠죠.

      하기사, 제 전 회사 팀장님이 비전공자였는데 코딩하는 버릇이 아주.... 엉망.... 이런 복사기 같은 경력자는 어차피 줄어들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니 나아지리라 봅니다.

  • 코더곰
    2017.02.28 18:09

    2008년도 SW기술자 등급제가 도입된게 노무현 대통령이 언급되는 일인가요?
    2008년 2월에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하고 진행된 일이라서 주변에서 같이 다들 이명박 대통령 욕을 무지 했는데,
    글에서는 노무현 대통령이 도입하고, 이명박 대통령이 오히려 취소하려고 애쓴걸로 표현되어 있네요.
    제가 잘못 안 건가요?

    • 2017.02.28 19:17 신고

      시초를 따지자면 김영삼 시기까지 올라갈 수 있습니다.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정부를 거치며 그 방법만 조금씩 바뀌었을 뿐인데, 원래 취지는 최저 임금을 지키자는 것이었죠.

      근데 이게 시간이 지날수록 개발자 단가 후려치고, 인력 보도방의 수익 수단으로 변질된 겁니다.

      그래서 참여정부 시절 공무원들이 기껏 생각한 게, 정보처리기사로 판단하겠다는 것이었죠.

      제 기억이 맞다면 2006년인가?? 그쯤 틀을 잡고 2008년 부터 바뀔거라 그랬나... 뭐 아무튼 그랬습니다.

      2008년 초기 정책은 노무현 정부 시기에 완성된 것이라 보는 게 상식적입니다.

      오히려 2012년에 등급제를 폐지시킨게 이명박입니다. 님도 구글에서 찾아보시면 아시겠지만, 거의 매년 등급제는 수정되어 왔는데, 도무지 만족스러운 결과는 나오질 않았어요.

      근본적으로 원래의 취지대로 최저 임금을 지키는 방향으로 가야하는 것이 맞는데, 그럴거면 왜 개발자만 따로 챙기느냐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는 현실도 존재합니다.

      어쨌든 답글이 길어졌는데요.

      김대중, 노무현 정권에선 정말 해괴하고 망측한 방법으로 수정안이 탄생한 게 사실이고, 쓸데없는 것이란 소리가 커지니 폐지한 게 이명박이라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물론 그 시작은 김영상 정부 때 였는데, 당시엔 최저 임금이라도 제발 챙겨주자는 의도였습니다. 당시도 막장 SI 회사가 많았으니깐요.

      아..... 답글이 계속 길어지는데... 요즘 KOSA에서 또 뭔가 해괴한 짓 하나 또 하고 있죠. 걱정입니다.

  • 2017.08.30 11:23

    님글에 공감합니다.
    한국최초로 뭔가 많이는 했는데 완료직전에 번번히 무산되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한국최초의 A-V**S 를 완료하고 계약직전까지 갔었는데
    계약당일날 포기하시고 대표님이 그때 부터 쫗아내시려고 노력하시더라는 ...
    문제는
    SW를 대표님 뿐만 아니라 모두들 자기가 할수 있다고 나서고 난리가 났더라는 ...
    다음엔 소스달라고 아우성 ...
    소스주니 다음엔 소스 포기각서 쓰라고해서 쓰고
    그 다음엔 인수 인계 해달라고 아우성 ...
    ... 각서 썻는데 인수인계하는 순간 노예또는 철창행이라 각서 때문에 할수가 없다라는
    진전이 없으니 아직까지 내가 마무리를 안했다고 날리중이라는 ...
    결론은 우리나라에서는 SW 엔지니어는 안하는게 낮더라는
    하지만 나는 아직 또다른 SW한계에 도전하고 있음
    개버릇 남 못주는군요 ^^

    • 2017.09.02 10:21 신고

      우리나라 사람들의 SW와 SW 소스 코드에 대한 인식은 정말 엉망입니다.

      저도 이정도로 엉망진창인줄 몰랐는데, 공기업이나 일반 소기업이나, 중견기업이나 개발자를 무슨 편의점 ATM 정도로 생각하는 사람 많더군요.

      돈주면 소스가 줄줄줄 나오는 줄 알아요.

      이게 회사 규모나 성격의 문제라기 보단 산업화가 늦은 대가라 봅니다.

      지금이 과도기긴 한데, 점차 나아지겠죠. 솔직히 비 IT쪽 50대 이상인 사람들의 인식이 많이 안 좋아요. IT에서 일해본 분들과 그렇지 않은 분들의 인식 차이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큽니다.

      저도 이런 걸 작년에 뼈저리게 느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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