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래머 현실 [출처 디시] 이렇게 취업하면 후회한다

우선 저는 현직 JSP, JAVA를 주력으로 하는 컴퓨터 프로그래머이고 그 외에 비주얼베이직과 PHP, C도 가능하며 경력은 11년차입니다. 프로그래머 현실 글의 출처는 디시인사이드 중세게임 갤러리입니다. 안 좋게 적힌 글이니 적당히 읽고 넘기면 됩니다.

분류 : 프로그래머

프로그래머 현실

언론에서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미래 유망직종이라는건 그저 '취직이 잘 되니까' 얘기하는 겁니다. 그런데, 취직이 왜 잘될까요? 그만큼 사람들이 기피하는 직종이기 때문에 사람이 항상 모자라는 겁니다. 컴퓨터 개발자가 되겠다고 배우러 오는 사람들은 넘쳐납니다. 그러나, 이 쪽 방면의 현실을 깨닫고 나서는 전부 포기합니다. 그렇다면 이 쪽 방면의 현실은 어떠할까요

 

목차

     

    프로그래머 = 단순 노동자

    우리나라의 컴퓨터 프로그래머는 건설직 단순노동자로 인식됩니다. 프로그래머들이 종사하는 사업 자체가 대부분 대기업 컴퓨터 프로그램과 정부 공공기관 사업들이며 언뜻 보면 건설과 비슷해 보이지만 알맹이는 판이하게 다른데도 불구하고 체계뿐 아니라 실제로 급여나 경력도 건설을 그대로 따라가고 있으며 심지어는 컴퓨터 개발자들에 대한 대우도 건설직 단순노동자로 인색합니다.

     

    외국과 같은 계약적 수평관계가 아닌, 수직적 문화에 주종관계로 이루어진 한국에서는 일을 부리는 사람이 '주인'이고, 일을 수행하는 사람은 '재주부리는 곰'인 게 프로그래머 현실입니다. 대우든 급여든 '재주부리는 곰'이 아무리 뛰어나도 '주인'을 앞서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근데, 외국에서도 야근은 많습니다 [여기])

     

    만약 프로그래머가 고객보다 더 좋은 음식이나 더 좋은 술을 마시면 고객은 '어허~ 이 회사 돈 잘 버는 모양이네~', '어이~ 사장님! 혹시 견적 내시면서 우리한테 바가지 씌우신 거 아니에요?'라면서 프로젝트 끝날 때까지 프로그램 개발회사와 그 인력들을 비틀어 말려서 고문합니다.

     

     

     

     

    미래가 없는 직업

    컴퓨터 프로그래머는 미래가 없는 직업입니다.

    컴퓨터 프로그래머의 직업수명은 길어야 40살입니다.

    이것은 자신이 자신의 직업수명을 더 늘리겠다고 되는 게 아닙니다.

    주변에서 40살 컴퓨터 프로그래머는 써주지 않습니다.

    40살 컴퓨터 프로그래머는 프로그램 개발을 의뢰한 고객이 싫어합니다.

    25 ~ 32살의 어리고 말 잘듣고 밤 잘 새고, 휴일에도 출근하고, 코딱지만한 연봉을 주고도 무조건 말 잘 듣는 어린 프로그래머들을 고객들이 선호합니다. 아무리 유능해도 40살 컴퓨터 프로그래머는 쓸 데가 없습니다.

     

    그래서 보통 컴퓨터 프로그래머는 40살부터는 PM이라는 '프로젝트 매니저'를 하는데, PM의 역할은 본래 '프로젝트 사업을 관리하고, 고객과 협의를 하고 정책을 설정하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고객의 욕설과 폭언을 들어주고, 고객쪽 사람들을 쫓아다니고 술을 따르며 개처럼 아양을 떨어야 합니다. 대기업은 웬만하면 외부 프로젝트 PM을 자사의 정규직으로 안 쓰고 임시 계약직 개발자를 데려다 씁니다.

     

    프로그래머 = 중노동

    프로그래머들이 일단 프로젝트 수행을 하면, 12개월이라는 개발기간이 주어졌을 경우, 4개월차에 중간보고회, 10개월 차에 완료보고회의라는 것을 하게 됩니다. 중간보고회에서는 높은 분에게 보여주는 시연 업무이므로 일단 모든 기능과 화면디자인이 돌아가야 합니다. 기간은 12개월이지만 사실상 개발은 4개월 만에 끝내야 하는 거죠. 버그가 생겨도 안됩니다. 버그가 생기면 그야말로 난리가 납니다.

    만약 그 일정을 못 맞추면 가짜 데이터와 가짜 화면을 만드는 사기라도 쳐야 합니다. 걸리면? 사장만 잡혀들어가는게 아니라 프로그래머도 잡혀 들어갑니다.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인데 같이 처벌받는 건 부당하다고요? 그건 스탠리 밀그램(Stanley Milgram)의 '복종'의 불가항력을 대해 인정을 하는 외국의 경우에나 높은 사람을 처벌받지, 대한민국은 그런 거 없습니다.

     

    만약 일정이 촉박해지면 그때부터는 3일씩 잠을 안 자고 개발하거나, 하루에 3 ~ 4시간씩 찜질방에서 자면서 하루에 20시간, 주당 100시간이 넘는 노동을 3개월가량 하는 경우도 자주 있습니다.

     

     

     

     

    갑을병정

    '을'급 대기업 회사와 '병'급 중견기업이 일 문제로 싸움이 붙었는데, '을'급 대기업 직원이 '병'급 중견기업 직원들을 죽도록 못살게 굴었습니다. '너희들 전부 퇴직시키고, 회사도 이 사업에서 철수해서 망하게 만들겠다' 이거죠. 그렇기 때문에 더욱 해내야 합니다. 못 해놓으면 그다음 날 관리자에게 개, 돼지처럼 폭언과 협박을 당하는 게 프로그래머 현실입니다.

     

    이렇게 중노동이 지속되면 나중에는 정신도 하나도 없고 악에 받쳐서 창문만 보이면 뛰어내려 죽고 싶은 심정이 생길 때 있습니다. 하지만, '내가 이대로 죽으면 이 억울함을 아무도 몰라준다'는 생각 때문에 끝까지 살아가기도 합니다.

     

    N모사에서 일하던 프로그래머가 철야와 야근의 연속으로 인해 폐에 염증이 생겼는데 면역이 너무 저하되어 결국 폐 한쪽을 절제하는 수술을 받기도 했습니다.

     

    국내 대기업이 운영하는 오픈마켓은 개발자들을 잠도 안 재우고 하루에 20시간씩 굴리기로 유명해 컴퓨터 프로그래머들 사이에 '생지옥'이라는 별명을 얻은 곳도 있습니다. 그 '생지옥'의 사업팀장은 프로그래머들이 밤 9시 30분에 퇴근하는 것을 목격하고 다음날, '프로그래머는 사람이 아니야~ 프로그래머는 낮에는 업무보고, 밤에는 개발하는 기계가 돼야 돼~'라고 말했습니다. (2008년 6월)

     

    '아파트'라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에 있어서 개발기간이 1년이라면, 개발 10개월 차에 고객이 갑자기 한 동이였던 아파트를 네 동으로 쪼개고, 층을 다섯층 더 올리도록 요구하고, 새로 올리는 층은 오피스텔 용도로 만들어야 하니 외벽을 유리로 하는 등 다 바꿔서 만들라고 합니다. 그럼 프로그래머들은 난리가 납니다. 그러면 담당자는 실실 쳐 웃으면서 '그게 뭐 어렵다고 그래? 4등분 하면 되잖아?'라며 프로그램 변경을 강요합니다.

     

    잦은 요구사항 변경

    말이 변경이지 재개발입니다.

     

    프로그래머들은 '이래 이래서 안 되고, 저 래저래서 안되니까, 다음 사업에 하시자'고 하면 소리를 지르고 난리를 피우면서 주말에 나오든지 철야를 하든지 모르겠으니 무조건 해 내라고 생떼를 씁니다.

     

    그러면 개발자들은 미친 듯이 야근과 철야를 하고 식사를 거르거나 책상에 앉아 김밥으로 대충 때우면서 일을 해가지고 겨우 아파트를 노동으로 쪼개고 오피스텔 다섯층을 만들어 놓으면, 관리자가 하는 말이 '그봐~ 할 수 있으면서 왜 못한다고 거짓말을 하고 그래~ 쯧..'이럽니다. 여기서 프로그래머들은 프로그래머가 된 것을 크게 후회하는 게 프로그래머 현실입니다.

     

    어쨌든 이렇게 급조되어 재개발된 프로그램의 내부와 연결부위는 엉망입니다. 배선을 어떻게 깔았는지도 기억도 안 나고, 곳곳에 사고 덩어리들이 도사리고 있죠. 그래서 또 밤낮없이 미친 듯이 개발했던 코드를 다시 뜯어보면서 미친듯이 디버깅을 하면서 버그를 잡습니다. 도합 코드 1만 라인에 100여 개의 로직을 개발했다고 생각해보세요. 100여개의 로직 중에 하나라고 계산이 1이라도 틀리면 진짜로 난리 나는 겁니다. 

     

     

    SI 프로그래머 현실

    그다음엔 '아파트'를 공중에 띄워달라고 합니다. 그냥은 못 띄운다니까 '아~ 거 능력들 없네. 우리가 괜히 중급들 데려다 쓰는 줄 알아?', '그럼 와이어라도 걸어서 공중에 올리세요.' 이런 식입니다.

     

    요구사항이 끝이 없습니다.

     

    공공기관이든 대기업이든 어딜 가든지 다 이렇다는 게 문제입니다. 어차피 대한민국 전산업종 바닥은 공공기관 아니면 대기업이 98%입니다. 게다가 부당하다고 호소를 하거나 잘못된 점에 대해 이야기하면, 대한민국 산업과 인프라를 전반적으로 다 쥐고 있는 대기업들이기에 '블랙리스트'를 만들어서 자기네 계열사에서는 일을 못하게끔 만들어버립니다. 대기업이 대한민국에서 TV 만들었는데 불매운동 때문에 거의 판매하지 못했다고 생각해보세요.

     

    위에 설명을 드렸다시피, 개발자는 지식기반 정신노동자이지만, 생산직 노동자이기도 한 독특한 직종입니다. 그러나 공장 라인이 아니라, 책상에 앉아서 제품을 생산한다는 이유로 야근이나 철야, 휴일근무 등의 연장근로수당을 전혀 받지 못합니다. 야근과 철야, 휴일근무가 공짜다 보니, 실제로도 죽도록 쥐어짜도 공짜니까 신나게 강요하고 시켜먹습니다.

     

    그래서 능력 있는 프로그래머들은 대부분 철야와 고객의 협박의 트라우마로 정신장애를 겪거나 병을 얻고, 개발을 그만두고 이 업계를 떠나버리거나, 중소제조업체의 전산실로 도망을 가서 적은 임금을 받고 모니터링 업무만 합니다.

     

    임금 낮은 프로그래머

    임금이 생각처럼 높지 않은 게 프로그래머 현실입니다. 프로그램 연봉은 5년 차까지는 좀 높을지는 모릅니다. 하지만 그 이상은 안 올라갑니다.
    게다가 고용안정성도 심하게 떨어집니다. 공중파에서 조사한 컴퓨터 프로그래머의 평균 근속연수가 2년 6개월입니다. A라는 회사에서 2년6개월 일 하다가 회사가 망하거나, 매일 야근과 철야, 박봉에 지쳐서 때려치우고 나온다는 얘기입니다.

     

     

     

     

     

    계약직 프로그래머들의 경우 대부분 파견직인데, 아무리 날고 기어도 고객사의 정규직보다 낮은 임금을 받아야 합니다 고객사 정규직보다 계약직 프로그래머들이 돈을 더 많이 받으면 고객사는 정규직원의 이탈이라든가 심적 박탈감으로 인해 업무수행을 잘 안 하고 짜증을 내므로, 계약직 개발자들에게는 많이 줘봤자 고객사의 대리급 정도의 급여만 지급합니다. 이것은 공공기관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게다가 계약직들은 노예처럼 대우받고, 정규직들 다 6시에 퇴근하면 계약직 프로그래머들은 저녁 10시에 퇴근합니다.

     

    그렇게 맨날 죽도록 부리다가 병나면 '체력이 약해서 어디 프로그래머 하겠냐'며 다음 달부터 나오지 말라고 하고 폐기 처분합니다. 그리고 다른 프로그래머를 또 뽑습니다.

     

    '돈 적게 주고 많이 부리자.'

    '말 안 들으면 폭언하고 욕설하고 협박하자'

     

    프로그래머에 대한 대우는 딱 요겁니다.

     

    프로그래머 = 전문직?

    프로그래머는 전문직이 아닙니다. 전문직의 요건이 성립되려면 '급여'와 '대우'가 좋아야 하는데, 프로그래머는 급여에서도 별로 좋지 않고 대우도 좋지 않습니다. 먼저도 말씀드렸지만, 밤을 새워서 일하는 철야도 많고, 야근은 거의 매일마다 합니다. 어쩔 때에는 6개월 연속으로 주말에 출근하고, 그래서 컴퓨터 프로그래머들은 여자 친구가 없는 사람도 많습니다.
    여자를 만날 시간도 없고, 남들 휴가 갈 때에는 휴가를 못 가기도 합니다. 은행이나 증권사 쪽 프로그래머들은 명절은 아예 쉬지도 못합니다. 


    프로그래머가 될 노력이면 차라리 그 노력으로 공부를 열심히 해서 대기업이나 공기업 정규직으로 가든지, 공무원 시험을 봐서 공무원이 되는 게 좋습니다. 컴퓨터 프로그래머 되려고 하다가 공무원으로 진로를 바꾼 사람들이 많습니다.

     

    급여, 복지, 대우, 직업 안정성 모든 면에서 컴퓨터 프로그래머보다는 공무원과 공기업, 대기업이 100배는 좋습니다. 대기업 직원이나 공무원이 되면 컴퓨터 프로그래머를 노예처럼 부리면서, 컴퓨터 프로그램도 공짜로 마음껏 배울 수 있습니다.

     

    맺음말

    출처는 맨 앞에 적었다시피 디시인사이드입니다. 안타깝지만, 저 글은 2019년에 적혔고, 실제 글 작성한 분은 되게 안 좋은 케이스네요. 제가 아는 90년대 노망난 한국 IT 프로그래머 현실을 21세기에 경험한 분입니다. 안타깝네요.

     

    관련 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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